명태균, 이번엔 김종인 저격. "'안철수 꼭 잡아라' 했다"
"내가 후보등록일까지 단일화 못하게 막아 오세훈 당선시켰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지난 9일 언론 인터뷰에서 명씨 주장에 대해선 "서울시장 선거 임박해서 처음 만난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할 수가 있나”라고 강력 부인했고, 명씨가 자신을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그 사람이 나를 팔아먹을 작정을 한 것 같다"고 비난했었다. 명씨는 이에 대해 "오늘 나의 정치적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배신감을 토로한 바 있다.
명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21년 3월 4일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끝나고, 다음날 3월 5일 김종인 위원장을 만난다"며 "김종인 위원장이 내게 준 미션은? '1.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어야 한다. 2. 안철수 대표를 꼭 이겨달라'"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김위원장께 '며칠 동안 국민의힘 중진들에게 시달려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괜찮아 괜찮아, 안철수만 잡을 수 있다면'(이라 했다)"고 전했다. 당시 상당수 국민의힘 중진들은 물밑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는 "나는 거기에 맞춰 판을 짰다. 김위원장께 세가지를 부탁드린다. '1. 오 시장과 안 대표를 3월 7일 일요일까지 접촉을 못 하게 하세요(오시장 10년만에 등판이라 감정조절이 안됨). 2. 협상팀에 사업가 출신이고 안정감과 냉철함을 갖춘 성일종 의원을 추천(성일종 의원과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다). 3. 협상조건에 유선전화 20%, 무선전화 80% 제시해라(유선전화 20%, 시간을 최대한 끌기 위한 미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이런 조건을 부탁했느냐? 후보 등록일 3월 19일 이후 단일화를 하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시장이 안철수 대표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설명했다.
그는 그후 전개 상황에 대해선 "첫 번째는 이해력 부족으로 오 시장이 바로 깨버렸다. 그때를 생각하면 오 시장님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며 "두 번째는 협상팀에 정양석. 성일종. 권택기 세 분이 했다. 성일종 의원이 역할을 잘해주셨다. 대단한 분"이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 유선전화 20%, 시간을 끌기 위한 미끼 상품이다. 그때 기사를 찾아보시면, 누가 요즘 유선전화를 쓰냐? 100분 토론에서도 주제가 되고, 여러 가지로 이슈가 많이 생성되었다. 유선전화 20% 때문에 국민의당 단일화 협상팀은 좀 황당하고 곤욕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 협상 조건의 이슈인 유선전화 비율이 15%, 10%, 5% 내려가기 시작했다. 3월 19일 각자 후보 등록을 하고, 21일 휴대전화만으로 2개 기관에 경쟁력과 적합도를 물어 각각 1,600명씩을 조사한 뒤 합산하는 방식으로 안철수 후보 측이 주장한 무선전화 100% 방식으로 협상 체결한다"며 자신의 계획대로 단일화가 후보등록 이틀 뒤 성사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단일화 시점을 후보 등록일 이후로 늦춘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3월 19일 이전에 단일화가 될 경우 "후보와 후보의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가 난다"며 "당시는 오 시장은 각종 선거에서 떨어져 10년 동안 야인으로 잊혀져가는 인물이였고, 안철수 대표는 유력 대선 후보였다. 인물 경쟁력에서 오시장이 안 대표를 이기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반면에 3월 19일이후 단일화가 될 경우는 "선거관리위원회에 각 당의 후보로 등록하게 되면, 개인 후보와 후보의 단일화가 아니라, 각각 정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단일화가 되기 때문에 소수정당이 제1야당 후보를 이기기가 매우 어렵다"고 단언했다.
결국 "국민의힘(103석) vs 국민의당 (3석)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승"이라며 자신의 전술대로 오시장이 당선됐음을 강조한 뒤, "후보 때문에 제일 쉽게 이긴 선거(이준석 대표), 후보 때문에 너무 힘들게 이긴 선거(오세훈 시장)"라며 오 시장을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명씨 주장에 대해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데리고 와 명씨를 처음 만났다. 10분 정도 만났는데 그 시간에, 처음 만난 사람한테 무슨 미션을 주느냐”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명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거듭 검찰에 자신에 대한 신속 수사를 촉구한 데 대해 "고육지책으로 나온 홍 시장님 메시지?"라고 비꼰 뒤, "저, 홍시장님 사랑해요~♡. 김종인 위원장과 30년만에 화해의 자리도 만들어 드렸잖아요?"라며 홍 시장과 김 전 위원장을 싸잡아 저격하기도 했다.
아울러 또다른 글을 통해선 "김영선 있었다. 3월 5일 그 자리에, 경희궁의 아침 1521호"라며 김 전 의원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인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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