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대출 40%중반이 부동산. 집값 하락시 위험"

"현재의 금리 상승기에는 리스크가 좀 더 커"

2023-11-22 14: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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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2일 국내 은행들의 과도한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인해 현재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정민 무디스 연구원은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 주최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내년 한국 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하지만 영업환경, 자본적정성, 조달 및 유동성, 정부 지원 등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내년에는 지표적으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약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올해 초부터 무디스가 보아왔던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중심의 개인 신용대출,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 상향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급격한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를 예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면서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합산해 부동산 익스포저를 산출할 경우 전체 은행 대출의 40% 중반 정도에 달한다"며 부동산대출이 과도한 상태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낮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정부의 강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고려할 때 직접적인 리스크 수준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부동산경기 약세가 장기화한다거나 지금의 (집값)회복세가 반전되는 경우에는 테일 리스크의 현실화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2004년이나 2009년의 주택 가격 하락기와는 달리 현재는 금리 상승기에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지난 주택가격 하락기에는 금리 인하를 통해 주택 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었다면, 현재 금리 상승기에서는 그러한 옵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좀 더 크다"며 고금리 장기화시 부동산대출 부실화 위험이 상당함을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의 회복세가 지연되거나 반전된다면 가격 지수, 분양률 등 건설·부동산업의 지표가 반전되는 것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여, 무디스가 한국의 부동산경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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