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새우깡 가격인하. 제분업체도 뒤따를듯
정부 압박에 백기. "국제 곡물가 급락 반영하라"
국제 곡물가 등 원자재값 급락을 반영하라는 정부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농심의 뒤를 이어 다른 라면업체들과 스낵류 생산업체, 그리고 제분업체들도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심은 다음달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6.9%, 4.5% 인하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매점 기준으로 1천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천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각각 낮아질 전망이다.
농심은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오는 7월부터 5.3% 인하될 예정으로,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 절감액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이라며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농심의 신라면 가격 인하는 국제 원자재값 급락으로 2010년 제품 가격을 내린 이래 13년 만이다.
삼양식품도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내린다. 다만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불닭볶음면은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방송을 통해 국제 밀 가격 급락을 이유로 라면업계에 가격 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가격 인하를 반영하지 않아 라면업계 등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농식품부는 전날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하락한 밀 수입 가격을 밀가루 가격 책정에 고려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해 5월 t당 41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300달러 미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달 밀 선물가격은 t당 243달러로 지난해 5월의 58%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정부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물가가 확실히 잡혔다는 인식을 국민들이 갖게끔 만들어야 하고, 과도하게 오른 물가는 낮춰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업계에 대한 제품값 인하 압박은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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