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복심' 윤건영 "이재명, 혁신위에 권한 위임하라"

"혁신위를 '꼭두각시' 만드는 순간 총선은 해보나 마나"

2023-05-23 22: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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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이재명 대표에게 "당 지도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권한 위임을 촉구, 파장을 예고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후 사실상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친문핵심 윤건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총선은 '혁신'에 달려있음을 강조한 뒤 "제일 중요한 것은 혁신위의 권한이다. 전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눈치를 보지 않고, 경계 없이 모든 것에 관여할 수 있어야만 한다. 당 지도부를 비롯 의원 모두가 현재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이라며 "혁신위를 '꼭두각시'로 만드는 순간, 다음 총선은 해보나 마나 패배"라고 강력 경고했다.

그는 혁신위원장의 조건에 대해서도 "혁신위원장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중에 선임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지금은 여의도의 시각, 의원들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할 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온정주의와는 과감하게 결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엄정한 외부의 시각만이 민주당 변화와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혁신의 범위를 제한하면 안 된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심정으로 해야만 한다. 즉, 민주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주장한 뒤, "그래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민주당을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려 할 태세"라며 "어쩌면 우리의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하기에 더욱 우리는 절박해야 한다. 다 내려놓지 않으면 길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나타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권때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3차례 남북정상회담에 깊게 관여하고, 문 전 대통령 퇴임후에는 사실상의 대변인 역할을 해와 '문재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의원으로, 그의 발언은 단순히 개인발언이 아니라 친문 진영과, 더 나아가선 문 전 대통령의 의중까지 대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본인의 사법 리스크외에 '돈봉투 살포' '김남국 코인' 등 측근들의 잇딴 파문으로 당대표 취임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향후 민주당의 향배가 결정적 전망이다. 일각에선 정가에 나돌아온 이 대표의 '6월 위기설'이 급부상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다음은 윤 의원의 글 전문.

<모든 것을 내려놓는, 전면적인 혁신만이 답입니다>

봉하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앞에 서니,
길을 찾지 못한 어수선한 우리당 상황이 더욱 또렷하게 보입니다.
국민들이 느끼고 계시는 실망감이 어느 정도이실지 뼈저리게 느껴집니다.
많은 분들의 걱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왜 제대로 싸우지를 못 하냐', '총선이 코 앞인데 무엇을 하고 있냐'는 걱정들이십니다.
백번 천번 맞는 말씀입니다.
내년 총선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총선 승리'라는 공자님 같은 말씀은 지금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승패를 가르는 요인은 결국 누가 더 변화하는가일 것입니다.
누가 더 많이 내려놓는가를 통해 누가 더 절박한지가 보일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의 혁신은 '내려놓을 각오'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민주당 의원총회를 통해 만들기로 한 '혁신 기구(혁신위)'의 역할은 여기에 있습니다.
대충 모양새만 만들어서, 시늉을 할 거라면 애초에 만들 이유도 없습니다.
당연히 당 지도부가 많은 고민이 있으시겠지만,
돌아가는 형국을 보고 있으니 괜한 걱정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비록 경험이 적은 초선 의원일 뿐이지만,
혁신위가 성공하고, 그것이 총선 승리로 이어지려면 어때야 할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혁신위의 권한입니다.
전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당 지도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해야 합니다.
눈치를 보지 않고, 경계 없이 모든 것에 관여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당 지도부를 비롯 의원 모두가 현재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혁신위를 '꼭두각시'로 만드는 순간, 다음 총선은 해보나 마나 패배입니다.
혁신위원장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중에 선임하자는 의견도 있다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여의도의 시각, 의원들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온정주의와는 과감하게 결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엄정한 외부의 시각만이 민주당 변화와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혁신의 범위를 제한하면 안 됩니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심정으로 해야만 합니다.
즉, 민주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가 100% 우리 자신의 문제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민주당을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려 할 태세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러하기에 더욱 우리는 절박해야 합니다.
다 내려놓지 않으면 길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지키려 계산기를 두드리는 순간,
유일한 승리의 길은 사라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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