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이재명, 1시간 토론 뒤 '1공단 분리' 결정"
대장동 재판 증언…"유동규, 천화동인 1호 두고 말 달라져"
정씨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1월 1공단 분리를 이재명 시장에게 보고한 뒤 결재받았나'라는 김만배씨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씨는 또 "시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1공단 분리가 이미 승인됐다고 들었는데, 이재명 시장이 설명을 듣더니 '분리 개발은 안 된다, 그러면 공원화를 어떻게 할 거냐'고 했다"며 "그래서 1시간가량 토론을 거쳤고 결국 이 시장이 분리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이 대표에게 보고하는 자리에 황무성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고(故) 유한기 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공사 직원이었던 김민걸 회계사도 있었다고 밝혔다.
대장동 사업은 당초 대장지구 개발과 성남 수정구 1공단 공원화 사업을 결합하는 방식이었으나 2016년 사업을 분리해 대장동이 먼저 개발됐다. 그 덕분에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은 사업 초기 2천억원에 달하는 1공단 수용보상금 차입 부담을 덜었다.
정씨는 다만 김씨의 변호인이 "민간 사업자 측에서 증인에게 '성남시장에게 1공단 분리를 결재받아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나"라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정씨는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 중 한 명인 남욱씨의 소개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인물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작성했다. 그는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유리하도록 공모지침서를 작성해준 혐의로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씨는 앞선 공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서 '천화동인 1호는 형들의 노후 준비'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는데, 이날 법정에서 이에 관해 부연했다.
정씨의 설명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정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하면서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고, 차명으로 맡겨놓았다.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만 1천200억원이고 세금을 제외해도 1천억원이 남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정씨는 "(유 전 본부장이) 처음에는 천화동인 1호를 자기 것이라 했지만, 3∼4개월 지나면서 본인 재산이라기보다 본인이 관리하는 재산이라는 뉘앙스로 바뀌었다"며 "그러다가 나중에는 '형들 노후자금'이라고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의 변호인이 "유동규 피고인이 말한 '형들'이 누군가"라고 묻자 정씨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포함된 걸로 안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재차 "이재명 대표도 포함되나"라고 묻자, 정씨는 "그 당시엔 당연히 포함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정씨는 구체적으로 '형들'에 이 대표가 포함된다는 말을 들은 일은 없고, 유 전 본부장이 평소 이 대표를 '형'이라고 부른 것을 들은 바 없다고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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