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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원씩 빌려 강금실 돕자"에 일부 우리당의원 반발

사전 양해 없어 반발, 타 후보들과 형평성 문제도 불거져

열린우리당의 '즉흥 정치'가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강금실 후보 캠프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3천만원 이상씩 서울지역 의원들에게 대출을 받아 빌려주자는 유인태 의원의 제안이 일부의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것.

서울시당 위원장이기도 한 유 의원은 지난 7일 강 후보 캠프 출범식에서 캠프 선거자금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즉석에서 참석한 의원들에게 대출을 주문했다. 대출 금액은 3천만원 이상. 신계륜 전 의원을 제외하고 현재 서울을 지역구로 둔 의원은 유 의원까지 모두 31명이다. 모두가 각출을 하면 총 금액은 평균 3천만원으로 모두 9억3천만원에 달한다.

강 후보 캠프 오영식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이 방식에 대해 "의원들이 차용증을 작성해 강 후보에게 돈을 빌려주면 선거가 끝난 뒤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비용 보전금을 받은 강 후보가 이를 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7일 캠프 출범식에 모였던 15명의 의원들이 결의를 한 상태이며 8일 중으로 유 의원 측이 나머지 16명의 의원을 상대로 동의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찬성한다는 우원식 의원은 "앞으로 그런 방식으로 가는 것이 제일 깨끗한 방법이 될 것 같다"며 "돈을 못 받는 것도 아니고 선거 끝나고 돌려받는 것인데 할 수만 있으면 함께 동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사전 상의도 없이 너무 성급하게 언론에 흘리는 것이 아니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당내에서는 타 광역시도 출마 후보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경남 지사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나 경기도지사에 나선 진대제 후보를 제쳐두고 강금실 후보에게만 올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의원 공식 입장이야 체면도 있고 좋은 일에 돈을 빌리겠다는 데 반대한다는 명분이 없어 대놓고 반발은 못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사전에 양해 한번 구하지 않고 덥석 발표부터 하느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의원 측은 "뻔한 의정비에 이미 다른 용도로 대출을 받아 3천만원이 아니라 5백만원도 구하기 힘들 것 같다"며 "대부분 동의야 하겠지만 다들 사정을 이유로 결국 흐지부지될 것 같다. 유 의원도 모금보다는 사실 홍보목적에 관심이 더 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두관 후보 측도 "지역구 의원하나 없이 단신으로 고전 끝에 지지율 20%대를 돌파한 김 후보도 당장 법정선거비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앙당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 측은 "개인적으로 어려운 의원들의 경우는 사정이 감안되지 않겠느냐"며 "불법 정치자금을 받겠다는 것도 아니고 의원들은 신용대출을 받기가 쉬우니 급한 데로 십시일반 3천만원씩 대출을 받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또 "아직 제안을 한 상태에서 보도가 나간 것으로 합의된 것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공론화 과정에 있음을 강조했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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