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메달 6개로 16위 그쳐. 금메달 37년만에 최소
태권도, 유도, 사격, 골프, 축구, 야구 부진. 육상-수영 약진
금메달 7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순위 10위 이내에 진입하겠다는 목표 달성은 무산됐다.
한국은 양궁에서 금메달 4개, 펜싱과 체조에서 1개씩을 획득했다.
신궁의 나라를 대표하는 양궁 대표팀은 금메달 5개 중 4개를 휩쓸어 국위를 선양했다.
펜싱도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집한 2012 런던 대회 이래 최고의 성과를 냈다.
체조 역시 런던 대회 이래 9년 만에 금메달을 추가하고 동메달 1개를 획득해 한국의 메달 행진에 힘을 보탰다.
종주국을 자부하는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래 21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해 목표 추진에 큰 타격을 가했다.
한국 유도는 2회 연속 금메달을 못 따내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5년 만에 가장 안 좋은 성적을 남겼다.
몬트리올 대회에서 대한민국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선사한 이래 전통의 효자 종목으로 군림해 온 레슬링은 1972년 뮌헨 대회 이래 49년 만에 처음으로 메달을 못 건졌다.
국외 대회에 참가했다가 레슬링 대표팀이 집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바람에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단 두 장만 확보한 게 부진의 결정타였다.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8개 등 총 30개 메달을 따낸 2012 런던 대회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탔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건진 한국은 이번에는 전체 메달 수에서는 비슷한 성과를 냈지만, 기대했던 태권도의 몰락 탓에 금메달 수는 3개나 줄었다.
금메달 수로만 보면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7개를 따낸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래 37년 만에 가장 적다.
금메달이 선수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예전처럼 금메달 못 땄다고 우는 선수는 이제 없다.
금욕의 생활을 견디며 피와 땀, 온 정성을 바쳐 올림픽을 준비해 온 선수들은 은메달과 동메달의 값어치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시상대에서 환하게 웃는다.
메달과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에게 우리 국민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낸다. 세태는 많이 변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를 가리는 인류 최대 스포츠 제전이라는 올림픽의 본질은 결국 경쟁이다.
선진국, 중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모든 나라가 올림픽에 심혈을 쏟는 이유는 세계 최고 무대에서 스포츠가 지닌 국민 통합, 국민 자긍심 고취 기능을 높이 평가해서다.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는 전면전 양상의 전쟁이 지구촌에서 크게 줄어든 뒤 나라가 자존심을 걸고 국가 대항전을 벌이는 분야는 스포츠가 유일하다. 한일전에 양국 국민이 열광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당연하게도 동메달보다는 은메달을, 은메달보다는 금메달을 더 높게 친다. 크든 작든 각 나라가 메달 포상금에 차별을 두는 것도 비슷한 사유다.
금메달 수의 감소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에 적색 경보등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박태환, 장미란(수영), 김연아(피겨 스케이팅) 등 간판스타들이 은퇴한 뒤 전 종목을 통틀어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새 얼굴이 등장하지 않았다.
10억명 중에 1명이 될까 말까 한 선수라는 극찬을 받은 김연경(배구)마저 올림픽 무대를 은퇴하면 다음 대회부터는 특급 스타 물색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힘으로 겨뤘던 격투 종목은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다만, 황선우(18·수영), 김제덕(17·양궁), 여서정(19)·류성현(19·이상 체조), 신유빈(17·탁구) 등 10대 스타들의 선전과 기초 종목 육상 높이뛰기에서 4위에 올라 기적을 일군 우상혁(25)은 쇠퇴기에 접어든 한국 체육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졌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이 끝난 뒤 종목 단체와 협의를 거쳐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전략 종목 재분류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통'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이번 대회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였으며 국민들의 환영을 받은 종목을 메달 육성 종목에 포함하는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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