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왕시장 일가도 재개발-재건축 투기 의혹
야당 "자녀에게 집 사주고 재개발로 업그레이드, 참 좋은 아버지"
6일 SBS <8뉴스>에 따르면, 김상돈 의왕시장의 부인 차모씨와 차남은 각자 살고 있는 집이 있는데도 지난해 4월 1억6천여만원에 공동명의로 경기 안산시의 연립주택을 사들였다. 차씨 언니도 주택 한 채를 구입했다. 이들은 구입한 주택들을 모두 세입자들에게 월세를 주었다.
공교롭게도 넉 달 뒤 이 지역은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김 시장 일가족의 매입 시점은 지난해 4월 총선 직후로, 민주당 당시 후보자들에게 1주택 외 나머지 주택을 매각하겠다는 서약까지 받을 정도로, 부동산 투기에 엄정하게 대응하던 때였다.
김 시장은 주택 매입의 적절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내의 언니가 보유한 주택을 산 것이고 다주택자가 된다는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며 "해당 주택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 가족의 부동산 재테크는 오래 전부터 이어졌다.
지난 2004년 김 시장 부인은 안양시의 한 연립주택을 6천300만원에 사서 임대를 놨다. 4년 뒤인 2008년,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나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자, 다음 해 19살이던 장남에게 1억2천만원 가량에 넘겼다. 장남이 물려받은 주택은 2016년 재개발됐고, 장남은 신축아파트 분양권을 4억7천만원에 팔았다.
20대의 장남은 아파트 분양권을 팔자마자 의왕시 오전동의 다세대주택을 사, 세를 주고 재개발 투자를 이어갔다.
재개발 구역에는 장남만 집이 있는 게 아니다. 차남은 17살이던 2009년, 역시 오전동에 8천만원을 주고 다세대 주택을 사서 보유 중이다. 김 시장이 전년도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할 때 차남 재산은 100만원 남짓이었다.
장남과 차남의 주택은 걸어서 10분 거리로 같은 재개발 구역에 있는데, 지난해 12월 공교롭게도 이 구역에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났다. 3천 세대 넘는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거라 상당한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김 시장은 2002년부터 의왕시의회 의원을, 2014년부터는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냈고, 2018년부터 현재까지는 재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의왕시장으로 있다. 그가 시의원과 도의원 시절 두 아들이 각각 집을 사들였고, 시장 시절에 재개발이 승인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두 아들에게 조그만 집을 마련해 주고 증여세를 냈다"며 "재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시장이지만 특정인에게 특혜를 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기녕 부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자고 일어나 눈만 뜨면 민주당 부동산 투기 의혹이 터진다"며, '다주택자가 되는지 몰랐다'는 김 시장 해명에 대해 "집이 있는데 또 집을 사는 게 다주택자가 되는지 몰랐다는 변명을 하는 사람이 과연 시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김 시장의 배우자가 보유하던 안양시 주택을 장남에게 넘긴 후 장남은 3억원 이상의 상당한 차액을 남겼고, 다시 의왕시 오전동에 다세대주택을 구입했다. 재산이 100만원 남짓으로 신고됐던 김 시장의 차남 또한 장남이 구매한 다세대주택과 근접한 주택을 사서 보유했으며, 이 주택들은 아버지가 의왕시장이 되고 재개발이 승인되었다"며 "자녀에게 집 사주고, 그 집을 재개발로 ‘업그레이드’까지 시켜주는 참 좋은 아버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재개발 승인 전 자녀에게 증여한 뒤, 재개발 시세차익은 고스란히 자녀에게 돌아가게 되는 ‘신 절세법’을 국민께 널리 알렸으니 감사장이라도 전달해야 하나"라고 힐난한 뒤, "부동산 적폐 청산을 위해 초당적인 협조를 구하는 척, 과거에 매달려 야당 비난하기에 몰두하는 여당은 권력형 비리에 대한 내부 단속부터 잘 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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