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을 다룬 KBS 2TV ‘추적 60분’의 9일 예정 방송분에 대해 김 회장 측이 7일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추적 60분’은 9일 ‘봐주기 수사인가, 조직적 은폐인가’ 편을 통해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 경찰의 은폐 의혹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승연 회장측 변호인단은 7일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했고, 법원은 8일 가처분신청에 대한 심리를 벌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화측은 "회사와는 무관하게 김회장 변호인단이 취한 조치"라며 회사와 무관함을 강조했고, '추적 60분'측은 법원의 결정을 보고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김회장 변호인단측이 방송될 내용도 알지 못하면서 일단 보도를 막고보자는 식으로 방송금지 신청을 한 데 대해 분노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추적 60분'이 홈페이지에 띄운 미리보기를 보면 이번 보도는 김회장 보복폭행보다는 경찰의 '늑장수사' 의혹을 집중조명하고 있다.

'추적 60분'은 이번 사건을 "맞은 사람은 있는데 때린 사람은 절대 그런 적이 없다는 이상한 폭행 사건!"으로 규정한 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의혹이 김 회장 측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구속 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주말 경찰청 내부 게시판에는 이런 글도 올라왔다. '이제 곧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 역사상 최초로 재벌그룹 회장을 우리 손으로 구속하는 가슴 벅찬 광경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늑장 수사 비판을 받아온 경찰은 폭행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한화그룹 경호 관계자로부터 고소당하는 웃지 못 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추적 60분'은 이어 "김 회장의 범행 사실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열쇠를 쥔 핵심 당사자들은 모두 잠적한 상태"라며 "수사 전문가가 아닌 취재진의 눈에도 경찰 수사는 허점투성이"라며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추적 60분'은 "사건 현장 점검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경찰 수사 과정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추적한다"며 "사건 초기, 최기문 전 경찰청장은 남대문 경찰서에 왜 전화 했을까요? 재벌 총수의 폭행사건이 단순 폭행 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는 사안일까요?"라고 경찰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추적 60분'은 이어 우리나라 조직폭력배 수사계의 대부인 심재륜 변호사(전 서울지검 초대 강력부장, 대구 고검장)의 “초동 수사만 제대로 했어도 이틀이면 끝날 수 있는 사건이었다”는 비판도 소개했다.

'추적 60분'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로 끝나고 있다며 여론의 질타도 매섭다"며 남대문 시장, 명동 거리, 파고다 공원, 택시 기사, 한 중학교 논술 수업시간을 찾아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세간의 소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