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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방송토론, 패널 구성 '형평성' 논란

범국본, KBS-MBC 패널 구성에 강력 반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가 한미FTA 협상 타결 관련 TV토론의 패널 선정의 형평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범국본 “방송사에서 의도적으로 범국본 관계자 안 불러”

박석운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은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각 방송사 TV토론에서 패널 선정을 편향적으로 해 반대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전 날 방영된 MBC ‘100분 토론’의 경우 “FTA 반대진영을 대표해 출연한 4명 중 일부 출연자는 FTA 반대 목소리를 완벽히 대변하기에는 미흡한 인사들이었다”고 지적했다. ‘100분 토론’은 FTA 찬성측으로 김종훈 한미FTA 한국측 수석대표,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을, 반대측으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이해영 한신대 교수, 홍종학 경원대 교수, 박의규 한농연 회장을 출연시켰다.

박 위원장은 반대측 토론자로 나선 홍종학 교수에 대해 “이 분은 아주 좋은 분이기는 하지만 FTA보다는 부동산 전문가이기에 FTA 반대 논리를 완벽히 대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고, 박의규 회장에 대해서도 “취임한 지 이제 한 두달 밖에 안된 분으로 쇠고기 문제에 있어 반대 논리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FTA 반대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범국본 쪽에서는 아무도 부르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중 쇠고기 문제를 놓고 진행자인 손석희씨가 정부측 관계자에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손석희 씨가 쇠고기 문제와 관련한 여러 절차 등을 따지는 질문을 해 시청자들이 그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 정도”라며 “반대측에서 안 따져, 결국 사회자가 따져야 하는 이런 토론회가 어디있냐”고 패널을 선정한 MBC측을 비판했다.

방송 직후 '100분 토론' 게시판에는 패널 선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의 글들이 빗발치기도 했다.

범국본 “KBS 토론은 아예 3:1 토론”

범국본은 6일 저녁 방영될 KBS ‘생방송 심야토론’(사회 정관용, 연출 정병권)의 패널 선정에도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심야토론측은 이 날 방송에서 FTA 반대측에서 노회찬 민노당 의원과 변재일 통합신당모임 의원을, 찬성측에서는 송영길 열린당 의원과 윤건영 한나라당 의원을 불렀다. 문제는 반대측 토론자로 섭외된 변 의원.

박 위원장은 “변 의원은 최근까지만 해도 FTA에 유보적인 입장이거나 조건부 찬성 입장인 사람인데, 어떻게 FTA 반대측 토론자로 참석시킬 수 있냐”며 “이건 사실상 3:1의 토론이나 마찬가지”라고 KBS측을 비난했다. 그는 “방송사에서 이렇게 계속해서 패널을 구성하면 FTA 토론 자체가 구색맞추기로 전락할 수 있다”며 “방송에서 정말 의도성을 가지고 패널을 구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KBS측 담당 PD에게 공식 항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앞서 진행된 SBS의 FTA토론에 대해서도 “그쪽은 아예 FTA 타결을 전제로 한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화기애애한 토론”이라며 “가장 미흡했다”고 질타했다.

KBS-MBC, “방송사 내에서도 FTA 반대 비등한데 외압이 가능하겠나"

범국본의 문제제기에 대해 담당 방송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오해에서 비롯된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KBS ‘생방송 심야토론’ 관계자는 이 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미 FTA가 타결된 상황이라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고 생각해 정치권만의 TV토론을 기획했다”며 “물론 시민단체, 학계, 정부 모두 불러낼 수도 있지만 이미 타 방송사에서 그같은 방송이 많이 나갔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에 정치권만의 토론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치권 내 각 정당과 정파들에게 모두 출연할 것을 요청했으나, 민주당, 국중당, 민생정치모임은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통합신당모임 변 의원 선정과 관련해서도 “통합신당모임에서 공식적으로 변 의원을 추천해 참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각 정파들이 출연에 응했다면 오히려 반대가 더 많았을 것”이라며 “외압이나 의도를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MBC ‘100분 토론’ 관계자 역시 “방송사 내에서도 FTA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비등한데 의도나 외압을 갖고 있는데도 그게 통하겠냐”며 “또 범국본 관계자를 안 불렀다고 했는데 이해영 교수는 범국본 쪽 인사가 아니고 뭐냐”고 반박했다.

그는 “물론 반대측 진영의 패널들이 기대보다 역할을 충실히 못해 준 것은 우리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범국본 주장처럼 항상 범국본이 생각하는 반대 패널들을 섭외해야 한다는 논리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범국본의 문제제기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아니나 이런 문제의식도 있다는 점을 감안, 향후 마련될 FTA관련 토론에서는 좀 더 신중을 기해 패널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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