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세계경제 저성장, 상당기간 지속될 것"
신흥국에서 국지적 충격 발생시 세계경제 휘청댈 수도
한국은행 우신욱 국제종합팀 과장과 도영웅 조사역은 2일 '글로벌 경기 확장국면별 성장동인 비교' 보고서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세계 산업생산 등 다양한 지표로 분석한 결과 글로벌 경기가 현재 매우 완만한 확장국면에 있다고 추정했다.
분석기간인 1995년 이후엔 세계 경기가 저점부터 정점으로 올랐다가 다시 저점으로 내려오는 경기 순환기가 총 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제 1순환기(1996년 1분기∼1999년 1분기)는 아시아 외환위기, 제 2순환기(1999년 1분기∼2003년 2분기)는 IT버블 붕괴, 제 3순환기(2003년 2분기∼2009년 2분기)는 금융위기, 제 4순환기(2009년 2분기∼2013년 1분기)는 남유럽 재정위기가 각각 계기가 돼 수축국면으로 돌아섰다.
각 순환의 주기는 평균 17개 분기(4.25년)였고 확장국면은 평균 약 10분기 동안 지속돼 약 7분기 동안 이어진 수축국면보다 길었다.
경기확장국면은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제 3순환기가 19개 분기로 가장 길었고 수축국면은 IT버블 직후인 제 2순환기가 12개 분기로 가장 오래 지속됐다.
연구진은 현재의 글로벌 경기가 유럽 재정위기 직후인 2013년 1분기를 저점으로 시작된 제 5순환기(현재)의 확장국면에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과거 확장국면에서 경기의 V자형 반등이 강하게 나타났던 것과 달리 현 확장국면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 둔화,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의 비동조화 등으로 인해 뚜렷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없는 상태다.
예전의 경기확장국면에선 신흥국 경기가 글로벌 경기 회복의 주도적 역할을 했었지만 최근엔 신흥국 경기가 하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과거 신흥국 생산설비 확장의 부정적 여파가 나타나 생산성이 크게 둔화된 실정이다.
또 주요 성장동력이었던 투자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떨어졌고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수출의 역할도 크게 축소됐다.
연구팀은 현재의 글로벌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은 크지 않고 저성장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신흥국 등에서 국지적 충격이 발생하면 글로벌 경제가 취약성을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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