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심리 세계 최하위권, 디폴트국가보다 나빠
일자리와 개인재정에 대한 위기감 커
여론조사업체 닐슨은 5월 12∼30일 전 세계 60개국 3만 명의 온라인 소비자(한국 506명)를 대상으로 '올해 2분기 소비자 신뢰 및 지출 의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53으로 최하위권인 55위에 머물렀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장기 경제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73) 보다도 20포인트 낮은 수치이며, 러시아와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61),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55)에도 못미친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낙관 또는 비관 정도를 나타내며 기준치는 100이다. 100을 넘으면 소비 의향이 강한 것이고, 100 이하는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는 의미다.
소비심리가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포르투갈(48), 슬로베니아(49), 크로아티아(50), 이탈리아·세르비아(51) 뿐이었다.
국내 응답자는 또 향후 1년간 일자리와 개인적인 재정 상황에 대해 각각 90%, 81%가 나쁘거나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어 지출을 가급적 억제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6개월간의 주요 관심사로 가장 많은 응답자(29%)가 경제를 꼽았다.
한편 조사대상 60개국의 평균 소비자 신뢰지수는 지난 분기보다 1포인트 오른 97을 기록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시작하기 전인 2007년 상반기(97) 수준까지 수치가 회복했다.
이 중 소비자 신뢰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인도(128)였으며, 이어 인도네시아(123), 필리핀(120), 중국(111), 아랍에미리트(109), 덴마크(106), 태국(105) 등이 100을 넘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106)이 가장 높았고, 북미(103), 중동·아프리카(93), 남미(90), 유럽(77) 등이 뒤따랐다.
신은희 닐슨코리아 대표는 "경기회복은 소비심리 회복에서부터 시작하는데 한국은 2분기에도 세월호 참사와 월드컵 특수 실종 등 때문에 세계 소비자 신뢰지수의 회복세를 따라잡지 못했다"며 "한국 소비자의 소비신뢰도 개선을 위해 현실적인 중장기 정책이 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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