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민노당 오락가락. 오전엔 "참석", 오후엔 "불참"

노대통령 초청 11일 오찬 참석 놓고 당 지도부 왔다갔다

개헌 설명을 위한 노무현 대통령의 11일 오찬 참석 여부를 놓고 민주노동당이 10일 오전에는 참석한다고 밝혔다가 오후에는 불참키로 하는 등 어지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후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높아 불참"

박용진 대변인은 10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방식도 이유도 적절치 않고 정략적이라는 판단과, 국민들의 반대여론이 높은 현 상황에서 오찬에 참석할 경우 대통령이 바라는 개헌 논란 확대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당내 의견을 수렴해 불참을 결정했다"고 불참 방침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개헌론에 공감한다는 민주노동당의 원론적인 입장이 마치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하는 것처럼 비춰질 우려가 있다"며 "민주노동당은 포괄적인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헌은 시기와 방식면에서 모두 부적절하다"고 개헌 반대 입장을 덧붙이기도 했다.

1일 신년사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문성현 대표(가운데)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 ⓒ연합뉴스


오전 "당대표가 대통령에게서 직접 설명 듣겠다"

그러나 이날 오전만 해도 상황은 180도 달랐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피핑에선 "민주노동당은 어제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문제가 다분히 정략적이고 부적절한 제안이라고 판단하고 현재의 추진에 대해 부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당 대표와 원내 대표가 내일 오찬에 참석해 대통령으로부터 취지를 직접 설명 듣겠다는 생각"이라고 11일 오찬에 참석할 것임을 밝혔었다.

박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대통령의 제안이 정략적이라는 정치적 판단과 우리 헌법이 경제적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한 분야 등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어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당적 입장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 지도부의 민심 파악 능력 부재?

오전과 오후가 180도 다른 민주노동당의 왔다갔다는 당 지도부의 '민심 파악' 능력의 부재를 표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오전에 청와대 오찬에 참석키로 한 뒤, 오찬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마치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처럼 비치고 논의의 틀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에게도 강하게 전달돼 이에 불참을 결정한 것”이라고 번복 이유를 밝힌 뒤, “지금 시점에서 우리의 입장은 조건부 찬성이 아닌 반대”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도부의 이같은 방침의 번복은 여론조사 결과 다수 국민이 개헌을 다음정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노회찬-심상정 의원 등이 노대통령 개헌에 강력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문성현 대표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예정됐던 일본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현재 각계인사들을 만나 개헌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있으며, 민노당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소속 의원과 최고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를 열고 개헌정국과 관련한 공식당론을 결정할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