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하씨 "유신 언급했다고 소설 연재 거부 당했다"
'박정희 유신'과 '87년 6월 항쟁' 언급했다가 연재 거부 통보
이씨는 내년 1월호부터 한국으로 귀화한 어느 선교사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일어나라, 삼손>을 연재할 예정으로 1회분을 써 넘겼으나 최근 <현대문학>으로부터 연재 거부를 통보받았다.
12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씨는 최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동짓달 초두 아침부터 날벼락을 맞는다. 에세이 연재를 소설 연재로 바꿀 때 정치 얘기는 피해달라는 주문이어서 ‘그런 얘기 아녜요’라고 해명까지 했는데 … (편집 담당자가) 위에서 현대소설을 바란다. 미래 지향적인 뭐 우물쭈물하면서 몹시 미안해했다. ‘이거 현대가 배경인데요, 안 읽어보셨어요?’ 하다가 얼떨떨해서 입을 다물었다. 100여매 써서 넘긴 1회분 배경에 ‘박정희 유신’과 ‘87년 6월 항쟁’이라는 시대배경을 서술하는 단어 두 개가 들어갔던 것을 깨달은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대문학>은 지난 9월호에 박근혜 대통령의 수필을 찬양한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의 글 ‘바른 것이 지혜이다’를 게재해 문단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의 에세이 대부분은 우리들의 삶에 등불이 되는 아포리즘들이 가득한,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진주와도 같다”는 내용으로 인해 객관성 부족, 정치적 편파 등의 질타를 받았다.
이제하씨는 11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 수필 게재 여파로 착종 상태에 빠져 있다는 짐작은 갔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정권에 잘 보여 뒤탈이 없게 하려다보니 생기는 일”이라며 “혼의 자유라는 테제가 중심이 되지 못한다면 문학도 문예지도 한낱 남루한 패션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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