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맥아더도 폭격 안한 곳이 북촌인데..."
"극소수 사람들이 스카이라운지에서 와인잔 기울이겠으나"
서울시문화재위원인 전우용 역사학자는 트위터를 통해 "6.25 때 도쿄의 맥아더 사령부는 서울 초토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소식에 접한 당시 주일 임시공사 김용중이 사령부를 찾아가 사정합니다. 서울은 역사도시니 문화재 주변은 폭격하지 말아달라고"라며 "맥아더는 그 부탁을 들어줬습니다"라고 60여년전 상황을 전했다.
그는 그 결과 "충무로, 남대문, 서울역 주변 등 청계천 이남이 초토화된 반면 서울 북촌 일대가 폭격의 참화를 면한 건 이 덕입니다"라며 "경복궁, 창덕궁, 종묘, 덕수궁이 북촌을 살렸교, 전쟁 이후 서울의 극심한 주택난을 그나마 덜어줬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 북촌의 역사경관이 파괴된 건 전쟁이나 지진, 대화재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토건 개발 때문입니다. 그 규모와 속도 면에서 서울은 전 세계 역사 도시 중 단연 최고입니다. 이런 것도 ‘한강의 기적’이라고 할 수는 있겠죠"라고 꼬집었다.
그는 본론으로 들어가 "송현동에 7성급 초고층 호텔이 들어서면, 극소수 사람들은 그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와인잔을 기울이며 경복궁과 창덕궁을 내려다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절대다수 서울 시민들은 거리에서 백악과 인왕의 능선을 볼 권리를 빼앗기게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시경관은 도시민 모두가 누려야 하는 공공재"라며 "역사경관과 자연경관을 가로막는 초고층 호텔을 짓는 것은, 도시 경관을 사유화하여 극소수에게만 나눠주는 일입니다. 이런 빌딩은, 도시 공동체를 파괴하는 흉기입니다. 전쟁보다 무서운 게 탐욕입니다"라며 7성급 호텔 반대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다.
7성급 호텔 강행 보도를 접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이건 기필코 막아야죠. 그나마 서울에서 정취가 좀 남아 있는 곳인데..."라고 호텔 건립 반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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