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운찬 영입하라"
[김행의 '여론 속으로']<27> 로마의 성공은 '개방성'에 있었다
역발상 좀 해보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꼭 범여권후보로 나와야 하나.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면 안 될까? 본인도 얘기했다. 그는 지난 3일 고려대의 기자학교 특강에서 “대통령에 나설 생각이 없다”며, “여권에서는 불이 꺼져가니까 나를 불쏘시개로 이용하려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같은 발언은 같은 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열린우리당에서 거론되는 게 더 싫다”고 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종합하자면 그는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어떤 식의 정당형태에도 올라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당연하다. 그 스스로 “내 자신은 디사이시브하고, 지는 게임에 끼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는가. 열린우리당에서 벌이는 굿판에 끼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통합신당의 모양새는 ‘노(盧)가 빠지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 설사 노(盧)가 빠졌다 치자. 정동영이 있고, 김근태가 있고, 김한길이 있는데 이게 새로운 신당인가. 여전히 ‘도로 열린우리당’이다.
특히 이들은 노(盧)만 빠지면, 자신들은 작금의 열린우리당 상황에 아무 책임이 없다는 듯한 태도다. 어느 국민이 속겠는가. 그 당에 들어가 대통령후보가 된다 한들, 승산이 있겠는가. 오죽하면 갈 길을 찾지 못한 채 안개 속을 헤매는 고건 전 국무총리도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오픈프라이머리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겠는가.
이럴 때 한나라당은 정운찬을 ‘범여권의 강력한 히든카드’로 경계만 할 것인가. 과감하게 그를 영입하자는 발상을 할 수는 없을까? 현재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만으로 대권에 다 이긴 것처럼 안심할 수 있을까. 이 ‘빅3’에 ‘줄만 잘 서면’ 차기 정권에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참 ‘나이브’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현재 이명박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한다고 하나, 이는 여권후보가 없는 상황에서의 ‘홀로’ 지지율일 뿐이다. 상대평가가 아니란 말이다. 남은 1년이란 긴 레이스 기간 중에 ‘황제테니스’ 같은 자충수를 둘 수도 있고, ‘X 파일’ 운운하는 항간의 소문에 대한 검증도 거쳐야 한다.
박근혜 역시 20%대의 확고한 지지기반은 갖고 있지만, 그 이상의 ‘섬씽 스페셜’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손학규 또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긴 마찬가지.
게다가 한나라당은 올해 6월이면 일찌감치 대권후보가 정해진다. 범여권은 ‘후보단일화’라는 통합을 향한 갈등, 쪼개짐, 산통을 겪다가 10월쯤 후보를 내도 충분하다. 결국 한나라당의 대권후보는 정해지는 그 순간부터 ‘집중적인’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자면 참 위험한 구조다.
그러니 차라리 잠재적 범여권의 후보까지도 과감히 영입해 어떤 타격에도 이겨낼 수 있는 튼튼한 체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정운찬은 코드도 맞는다. 그는 진보개혁적인 경제학자라고는 하나, 어찌보면 한나라당과 더 잘 어울린다.
우선 반노(反盧)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무현과 대립각을 세웠다. 대학입시문제에서부터 행정수도 이전문제까지 ‘반노’를 분명히 했다.
게다가 ‘대통령의 품격을 포함해 나라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면서 노무현의 ‘막말정치’를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또한 보수층으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경제문제와 교육문제에서 철저히 ‘자유주의적’ 입장을 취했다. 때문에 오히려 전교조 같은 진보단체나 진보언론에선 거센 반발을 샀고, 보수진영에선 환영을 받은 인물이다.
게다가 충청권 주자다. 한나라당에서 1,2위를 달리는 이명박과 박근혜는 모두 영남권 주자다. 혹시 범여권에서 호남-충청을 잇는 서부권 벨트를 형성해 낸다면, 영남고립구도에 갇혀진 ‘답답한 신세’의 후보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마지막으로 정운찬만이 갖고 있는 ‘합리적 진보’의 색채까지 껴안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런 후보를 왜 한나라당에선 영입해 보려 하질 않는가. 지난 두 번의 대선실패를 또 잊었는가. 아니면 지금 빅3의 위세가 너무도 당당해서? 한 표라도 부족하면 패자가 되는 것이 선거다.
한나라당은 좀 더 겸손해 질 필요가 있다. 특정주자 대통령 만들기가 아니라, 진정 집권세력이 되고프면 인재를 널리 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한나라당의 경선에 참여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시오노 나나미가 말했듯, 로마의 성공은 ‘개방성’에 있었다. 비단 정운찬 뿐 아니라, 또 다른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다면 영입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그것이 강재섭의 몫이고, 차기 정권을 담당하겠다고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의 책무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 경선도 재미있어지고, 최종주자 역시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지금 한나라당에 필요한 것은 ‘대권주자에게 줄서기’가 아니라 과감한 ‘이종교배’라는 의미다.
마침 어느 언론에 재미있는 기사가 떴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윤여준 전 의원 등은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박근혜 의원을 국무총리로 내세우는 획기적인 ‘쉐도우 캐비넷’을 발표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자고 했으나 이 후보가 반대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회창은 선거에 이길 것으로 자만했다고 한다. 자만에 빠져 있는 한나라당, 지금이 가장 큰 위기다.
이 같은 발언은 같은 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열린우리당에서 거론되는 게 더 싫다”고 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종합하자면 그는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어떤 식의 정당형태에도 올라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당연하다. 그 스스로 “내 자신은 디사이시브하고, 지는 게임에 끼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는가. 열린우리당에서 벌이는 굿판에 끼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통합신당의 모양새는 ‘노(盧)가 빠지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 설사 노(盧)가 빠졌다 치자. 정동영이 있고, 김근태가 있고, 김한길이 있는데 이게 새로운 신당인가. 여전히 ‘도로 열린우리당’이다.
특히 이들은 노(盧)만 빠지면, 자신들은 작금의 열린우리당 상황에 아무 책임이 없다는 듯한 태도다. 어느 국민이 속겠는가. 그 당에 들어가 대통령후보가 된다 한들, 승산이 있겠는가. 오죽하면 갈 길을 찾지 못한 채 안개 속을 헤매는 고건 전 국무총리도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는 오픈프라이머리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겠는가.
이럴 때 한나라당은 정운찬을 ‘범여권의 강력한 히든카드’로 경계만 할 것인가. 과감하게 그를 영입하자는 발상을 할 수는 없을까? 현재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만으로 대권에 다 이긴 것처럼 안심할 수 있을까. 이 ‘빅3’에 ‘줄만 잘 서면’ 차기 정권에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참 ‘나이브’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현재 이명박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한다고 하나, 이는 여권후보가 없는 상황에서의 ‘홀로’ 지지율일 뿐이다. 상대평가가 아니란 말이다. 남은 1년이란 긴 레이스 기간 중에 ‘황제테니스’ 같은 자충수를 둘 수도 있고, ‘X 파일’ 운운하는 항간의 소문에 대한 검증도 거쳐야 한다.
박근혜 역시 20%대의 확고한 지지기반은 갖고 있지만, 그 이상의 ‘섬씽 스페셜’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손학규 또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긴 마찬가지.
게다가 한나라당은 올해 6월이면 일찌감치 대권후보가 정해진다. 범여권은 ‘후보단일화’라는 통합을 향한 갈등, 쪼개짐, 산통을 겪다가 10월쯤 후보를 내도 충분하다. 결국 한나라당의 대권후보는 정해지는 그 순간부터 ‘집중적인’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자면 참 위험한 구조다.
그러니 차라리 잠재적 범여권의 후보까지도 과감히 영입해 어떤 타격에도 이겨낼 수 있는 튼튼한 체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정운찬은 코드도 맞는다. 그는 진보개혁적인 경제학자라고는 하나, 어찌보면 한나라당과 더 잘 어울린다.
우선 반노(反盧)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무현과 대립각을 세웠다. 대학입시문제에서부터 행정수도 이전문제까지 ‘반노’를 분명히 했다.
게다가 ‘대통령의 품격을 포함해 나라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면서 노무현의 ‘막말정치’를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또한 보수층으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경제문제와 교육문제에서 철저히 ‘자유주의적’ 입장을 취했다. 때문에 오히려 전교조 같은 진보단체나 진보언론에선 거센 반발을 샀고, 보수진영에선 환영을 받은 인물이다.
게다가 충청권 주자다. 한나라당에서 1,2위를 달리는 이명박과 박근혜는 모두 영남권 주자다. 혹시 범여권에서 호남-충청을 잇는 서부권 벨트를 형성해 낸다면, 영남고립구도에 갇혀진 ‘답답한 신세’의 후보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마지막으로 정운찬만이 갖고 있는 ‘합리적 진보’의 색채까지 껴안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이런 후보를 왜 한나라당에선 영입해 보려 하질 않는가. 지난 두 번의 대선실패를 또 잊었는가. 아니면 지금 빅3의 위세가 너무도 당당해서? 한 표라도 부족하면 패자가 되는 것이 선거다.
한나라당은 좀 더 겸손해 질 필요가 있다. 특정주자 대통령 만들기가 아니라, 진정 집권세력이 되고프면 인재를 널리 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한나라당의 경선에 참여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시오노 나나미가 말했듯, 로마의 성공은 ‘개방성’에 있었다. 비단 정운찬 뿐 아니라, 또 다른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다면 영입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그것이 강재섭의 몫이고, 차기 정권을 담당하겠다고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의 책무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 경선도 재미있어지고, 최종주자 역시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지금 한나라당에 필요한 것은 ‘대권주자에게 줄서기’가 아니라 과감한 ‘이종교배’라는 의미다.
마침 어느 언론에 재미있는 기사가 떴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윤여준 전 의원 등은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박근혜 의원을 국무총리로 내세우는 획기적인 ‘쉐도우 캐비넷’을 발표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자고 했으나 이 후보가 반대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회창은 선거에 이길 것으로 자만했다고 한다. 자만에 빠져 있는 한나라당, 지금이 가장 큰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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