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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베어벡호 '위태위태', 체력회복이 관건

체력저하로 인해 공수밸런스 무너지며 약체팀들과의 잇단 졸전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힘겹게 약체 바레인을 제압하고 8강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한국은 6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라이안 구장에서 열린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 축구 B조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12분 터진 오범석(포항스틸러스)의 그림같은 '캐논포' 한 방으로 바레인에 1대0로 승리하고 조별전적 3전전승을 기록, B조 1위로 8강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방글라데시전(3-0 승리)과 베트남전(2-0 승리)에 이어 FIFA 랭킹 97위의 바레인과의 경기에서도 전후반 90분 내내 부진한 경기를 펼쳐 20년만의 아시안게임우승전망을 어둡게 했다. 경기내용으로만 보자면 한국이 바레인에게 1-3 정도로 패했다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내용의 경기였다.

특히 이 날 바레인전에서 한국이 승리하지 못하고 비기기만 했더라도 조1 위를 놓치는 상황이었고 와일드카드를 노려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는 위험을 안은 경기였으나 한국선수들의 플레이에는 그 어떤 절박함이나 긴장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골키퍼 김영광(전남드래곤즈)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한국은 이 날 바레인전 직후 곧바로 짐을 쌀 수도 있었다.

한국이 당초 예상을 깨고 조별예선에서 이토록 고전하는 원인은 결국 체력문제에 귀결된다.

이번 아시안게임대표팀 선수들은 국내외에서 모두 프로선수로 활약하고 있고 소속팀에서 리그일정을 소화하느라 소진된 체력을 추스릴 틈도 없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그 결과 선수들은 지난 조별예선경기서 후반전도 아니고 전반전 후반부만 되어도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여줬다.

체력이 달리다 보니 수비수-미드필더-공격수로 이어지는 공수의 간격이 점차 넓어져 수비수는 수비수대로 공격수는 공격수대로 고립되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상대에게는 패스할 공간을 넓게 내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바레인전에서도 미드필드에서의 숫적인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결과 빠르고 개인기가 좋은 오마르 압둘라, 존 자이시, 파타디 압둘라 등 바레인의 공격수들에게 자주 수비라인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 날 바레인전을 포함해 지난 예선 3경기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는 점이 오히려 놀랄만한 점이다. 베어벡 감독도 바레인전 직후 "골을 허용 하지 않은것이 행운"이라고 밝힐정도였다.

결국 전후반 90분 내내 수비-미드필드-공격 사이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상대에 강한 압박을 가하는 한국축구 특유의 스타일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으로 전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선수들이 느끼는 체력적인 부담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트려 잦은 패스미스와 사인미스를 양산하고 있다.

한국의 8강전 상대는 일본 또는 북한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21세 이하의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와일드카드도 선발하지 않은 일본대표팀보다는 북한과 8강에서 남북대결을 펼칠 경우 전통적으로 체력적인 장점을 지닌 북한에게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일본 또는 북한보다 휴식일이 하루 많은 한국팀으로서는 약속된 플레이에 관한 훈련을 통해 득점력을 높이는 훈련도 해야겠지만 체력을 정상수준에 근접한 상태로 올려놓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해 이겨야하는 경기는 앞으로 3경기가 남았다. 남은 경기에서 한국이 조별예선에서의 부진을 씻어내고 시원스런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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