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측 "기자들, 박근혜 3미터 안에 붙지 말라"
<현장> 당관계자 "몇몇 기자들이 선동하는 게 문제"
당 출입 기자들은 이날 오후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박 후보와 김 지사와의 첫 단독 회동을 취재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수원 경기도청으로 이동했다. 당 대변인실은 이날 방문계획안을 배포하면서 초반 5분 동안의 모두 발언은 공개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박 후보측은 취재진 버스가 수원으로 향하던 1시반께 집무실이 좁다는 이유로 기자 4명만 회동 장소에 들어가며 질의응답도 없다고 수정통보했다. 이에 기자단은 "우리가 여기까지 왜 박 후보를 취재하러 왔나?", "같은 당 소속의 김 지사와의 회동이 무슨 비밀이라도 되나"라고 반발했다. 기자들은 "박 후보와 김 지사가 만나는 주변에서 분위기만이라도 스케치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마저 거부당했다.
그러나 박 후보측 주장과는 달리 김 지사의 집무실은 10평 남짓으로 취재진들이 들어가기에 충분한 공간이었고, 김 지사측도 당초 기자들을 배려해 20여개의 의자를 배치해놓았다. 박 후보도 접견실에 들어서면서 "방이 상당히 넓네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김 지사는 대부분의 기자들이 집무실 밖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연출되자, "기자들은 왜 안들어오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후보측은 또 박 후보가 김 지사의 안내를 받으며 도청내 무한돌봄 센터까지 함께 걸어갈 때 "통합.화합 이미지를 위해 뒤에 기자들은 따라붙지 말라"고 통제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후보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 풀기자에게까지 "두분이 걸어갈 때 3미터 안에 붙지 말라"고 팔을 잡아끌기도 했다.
기자단 곳곳에서는 "이건 너무 심하다. 우리가 집단으로 취재를 거부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박 후보측 한 관계자는 그러자 "일부 기자들이 선동하는 게 문제"라고 막말을 했다. 기자들은 이에 집단으로 박 후보측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논란이 커지자 이정현 공보단장은 "무조건 사과한다"며 "현지 취재에 불편함이 크다는 것을 세밀하게 파악했으며 기본적인 문제점 몇 가지를 발견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긴급진화에 나섰다.
박 후보측 과잉 보도통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한 당직자는 박 후보의 발언을 녹음하려고 들이민 핸드폰을 두고, "후보 얼굴 가까이 휴대폰을 들이미는 건 예우가 아니다"라고 훈계하듯 다그치는 행태까지 보였다. 최근에는 박 후보 주변에서 취재하던 여기자를 경호원이 벽에다 밀어부쳐 넘어져 부상을 입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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