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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파병 네덜란드군도 '포로 고문'

물고문, 불빛고문 등 자행, 선거 앞둔 네덜란드정가 '발칵'

이라크 남부 사마와에 주둔하고 있었던 네덜란드군이 2003년 테러 등의 용의로 구금 중이었던 이라크인 수십명을 고문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군 지휘부에 보고된 뒤 3년 동안 은폐돼

18일 네덜란드 유력지 <데 폴크스크란트>에 따르면, 이라크 남부 사마와의 알 무타나에 주둔 중이던 네덜란드군 병사들이 이라크 수감자들을 고문했으며, 네덜란드 군 고위장교들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군 정보기관 MIVD 소속 군인들은 당시 포로들의 눈에 불빛을 비추는가 하면, 눈을 가리고 물을 뿌리는 물고문을 자행했다. 또한 극단적인 고음을 틀어놓아 포로를 괴롭했다.

이 신문은 또한 "사마와의 연합군 보급품 당국 부대에서 발생한 이같은 고문사건은 당시 네덜란드 군이 영국군의 지휘하에 있었기에 영국군 지휘부에도 보고됐다"고 밝혀, 영국군 등 이라크 파병 연합군 지휘부의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네덜란드 국방부 대변인은 "군 규정에 부합되지 않는 사건들이 있었다"고 사실상 고문행위를 시인했다.

선거 앞두고 네덜란드 정가 발칵 뒤집혀

이같은 고문 보도로 네덜란드 정부여당은 경악하며 크게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오는 22일 선거를 앞둔 시점에 초대형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얀 페테르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는 즉각 “만약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충격으로,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연히 야당인 노동당은 “인권을 유린한 고문이 이뤄졌고 이후 은폐까지 이뤄진 것은 큰 충격으로, 사건의 전모를 정확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자칫 네덜란드가 고문국의 오명을 갖게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야당인 ‘그린 레프트’의 대표인 펨페 할세마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두 미군의 아부 그라이브 고문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다뤄야 하며 2003년 이후 비밀로 감춰진 것은 조사할 내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철저한 조사 및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라디오 네덜란드>는 "네덜란드 내각이 이번 네덜란드 군의 고문사실을 조사할 독립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사건의 진상 및 당시 고문이 어느 정도의 범죄행위에 해당되는 지를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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