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킹' 아닌 '킹메이커' 돼야
[김행의 '여론 속으로'] <16> 정동영이 짊어진 3대 역사책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 특유의 대중적 친화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정치인이다. 한때는 열린우리당 후보군에서 대권에 가장 가까웠다. 그랬던 그에게 지난 5.31 지방선거 결과는 너무도 잔인했다. 결국 독일로의 2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외유 끝에 귀국했다. 귀국길에 그는 지인들에게 “갈 길을 알려 달라”는 편지를 했다고 한다.
그가 귀국 후 연합뉴스와 가진 첫 인터뷰는 매우 인상적이다. “현재의 간판으로 내년 대선을 치룰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돈, 지역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와 정당이라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민주세력의 분열이 초래된 데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정신은 여전하고 가치는 유효하다”라며 깊은 고뇌를 표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며 정계개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제일 좋은 선택지는 여권 주자들 중 가장 큰 세력과 지분을 가지고 있는 그가 정계개편 과정의 중심이 되어 정계개편을 주도한 후, 오픈프라이머리에서 극적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그래서 흥행에 성공하면, 지난 대선 때의 노무현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에게 가장 환상적인 시나리오다.
그러나 현실적인 벽이 만만치 않다. 일단 지지율이 문제다. 약 5% 전후다. 이미 국민들의 눈엔 유력 대권주자군에서 밀려났다. 뿐인가.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의 지지율도 걸림돌이다. 당과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이 어렵다는 얘기다. 결국 열린우리당을 깨고,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바깥세상도 호락호락하질 않다. 현재 여권후보들 중 지지율 1위인 고건 전 국무총리와의 연대도 서로에게 부담이다. 열린우리당 창당과정에서 쪼개진 민주당과의 관계복원도 쉬워보이질 않는다. 또 그 과정에서 호남유권자들과 민주화세력에게 주었던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게다가 그가 주도한 신당에 외부선장이 탈 수는 있을까. 외연확대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일단 추미애 전 의원과 고리는 걸어 본 것 같다. 그래도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답답하다.
그가 갈 길을 물어 봤다는 그의 지인들은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까. 여하튼 “정계개편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지 않았을까.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기엔 그의 정치적 이력이 너무도 아깝지 않은가. 내가 지인 중 한사람이라도 그랬을 것 같다.
그러나 언론계 선배인 정 전 의원을 진정 아끼는 마음으로 고언코자 한다. 그에게는 3가지 책무가 있다. 첫째는 두말할 것 없이 열린우리당의 정권 재창출이다. 둘째는 반세기 동안의 역사적 질곡 속에서도 살아남은 민주당의 정통성을 되살려내는 길이다. 그래서 ‘보수-진보’로 한나라당에 맞서는 양당정치의 맥을 이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셋째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인 돈과 지역으로부터 자유로운 깨끗한 전국정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그는 결코 민주당과의 분당 이후에 치뤄진 지난 총선에서 과반수를 몰아줬던 유권자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그는 자신의 모든 기득권부터 버려야만 한다. ‘사즉생(死則生)’이다. 쓰리지만 눈물을 삼키며, ‘킹’의 자리를 내놔야 한다. 그리고 킹메이커로 변신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을 돈과 지역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후보를 찾기 위해 대낮에도 등불을 들고 다녀야 한다. 반세기 민주당의 역사성을 이을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치 않을 용기를 내야 한다.
그리고 그를 당선시키기 위해 올인 한다면, 정권재창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 혹여 정권재창출에 실패해도 그 과정을 통해 개혁을 기치로 건 정통 제1야당이란 큰 배를 건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성공한다면, 그는 비록 ‘킹’은 못되어도, 그에게 주어진 3가지 역사적 책무를 완성한 ‘성공한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잃어버린 국민들의 사랑도 되찾을 것이다. 철저한 자기희생을 통한 감동의 정치인으로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그에겐 ‘생즉사(生則死)’다. 살려고 할수록 죽는다. 그만 죽는 것이 아니다. 깨끗한 전국정당을 표방한 열린우리당도, 그리고 반세기 역사의 맥이 끊길지 모를 풍전등화 같은 민주당의 운명도 그렇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개혁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치명적인 절망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쓰지만, 늘 역사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정치인 정동영에게 전해줄 민심은 이런 것이다.
그가 귀국 후 연합뉴스와 가진 첫 인터뷰는 매우 인상적이다. “현재의 간판으로 내년 대선을 치룰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돈, 지역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와 정당이라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민주세력의 분열이 초래된 데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정신은 여전하고 가치는 유효하다”라며 깊은 고뇌를 표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며 정계개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제일 좋은 선택지는 여권 주자들 중 가장 큰 세력과 지분을 가지고 있는 그가 정계개편 과정의 중심이 되어 정계개편을 주도한 후, 오픈프라이머리에서 극적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그래서 흥행에 성공하면, 지난 대선 때의 노무현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에게 가장 환상적인 시나리오다.
그러나 현실적인 벽이 만만치 않다. 일단 지지율이 문제다. 약 5% 전후다. 이미 국민들의 눈엔 유력 대권주자군에서 밀려났다. 뿐인가. 열린우리당과 노 대통령의 지지율도 걸림돌이다. 당과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이 어렵다는 얘기다. 결국 열린우리당을 깨고,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바깥세상도 호락호락하질 않다. 현재 여권후보들 중 지지율 1위인 고건 전 국무총리와의 연대도 서로에게 부담이다. 열린우리당 창당과정에서 쪼개진 민주당과의 관계복원도 쉬워보이질 않는다. 또 그 과정에서 호남유권자들과 민주화세력에게 주었던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게다가 그가 주도한 신당에 외부선장이 탈 수는 있을까. 외연확대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일단 추미애 전 의원과 고리는 걸어 본 것 같다. 그래도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답답하다.
그가 갈 길을 물어 봤다는 그의 지인들은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까. 여하튼 “정계개편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지 않았을까.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기엔 그의 정치적 이력이 너무도 아깝지 않은가. 내가 지인 중 한사람이라도 그랬을 것 같다.
그러나 언론계 선배인 정 전 의원을 진정 아끼는 마음으로 고언코자 한다. 그에게는 3가지 책무가 있다. 첫째는 두말할 것 없이 열린우리당의 정권 재창출이다. 둘째는 반세기 동안의 역사적 질곡 속에서도 살아남은 민주당의 정통성을 되살려내는 길이다. 그래서 ‘보수-진보’로 한나라당에 맞서는 양당정치의 맥을 이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셋째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인 돈과 지역으로부터 자유로운 깨끗한 전국정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그는 결코 민주당과의 분당 이후에 치뤄진 지난 총선에서 과반수를 몰아줬던 유권자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그는 자신의 모든 기득권부터 버려야만 한다. ‘사즉생(死則生)’이다. 쓰리지만 눈물을 삼키며, ‘킹’의 자리를 내놔야 한다. 그리고 킹메이커로 변신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을 돈과 지역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후보를 찾기 위해 대낮에도 등불을 들고 다녀야 한다. 반세기 민주당의 역사성을 이을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치 않을 용기를 내야 한다.
그리고 그를 당선시키기 위해 올인 한다면, 정권재창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 혹여 정권재창출에 실패해도 그 과정을 통해 개혁을 기치로 건 정통 제1야당이란 큰 배를 건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성공한다면, 그는 비록 ‘킹’은 못되어도, 그에게 주어진 3가지 역사적 책무를 완성한 ‘성공한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잃어버린 국민들의 사랑도 되찾을 것이다. 철저한 자기희생을 통한 감동의 정치인으로 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그에겐 ‘생즉사(生則死)’다. 살려고 할수록 죽는다. 그만 죽는 것이 아니다. 깨끗한 전국정당을 표방한 열린우리당도, 그리고 반세기 역사의 맥이 끊길지 모를 풍전등화 같은 민주당의 운명도 그렇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개혁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치명적인 절망감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쓰지만, 늘 역사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정치인 정동영에게 전해줄 민심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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