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화가 많이 나 있다"
이상득 "목숨이 붙어있는 것도 다행", 이재오 "안상수보다 아들이 낫다"
당 지도부의 전격적인 ‘정동기 부적격’ 결정이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반기’로 해석돼 왔고, 그동안 추진돼온 26일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이 연기되면서 당.청 갈등은 증폭돼온 양상이다.
여기에 ‘정동기 파동’ 과정에서 안상수 대표-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이상득 의원이 막후에서 대립했다는 여권 내 권력투쟁설(說)도 당.청관계에 한파를 불러왔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16일 “대통령이 이번 일로 화가 많이 나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뭘 하기보다 시간이 약이 될 것”이라고 당분간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시점에서 당.청간 불협화음이 자칫 정권의 레임덕을 초래하는 등 정권재창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권 내 소통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지난 14일 밤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의 부친상 상가에 이번 ‘정동기 파동’과 관련해 4인방으로 거론된 여권 핵심인사들이 잇따라 조문, 즉석 당.정.청 회동과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안상수 대표가 같은 날 오후 4시에 이미 상가를 다녀간 데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간발의 차로 조우가 불발돼 ‘4인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연쇄 회동이 이뤄진 셈이다.
이 자리에는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한 1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상득 의원은 최근 제기된 권력투쟁설에 대해 “내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느냐. 내 나이 70이 넘었는데 그것 하나 못지키겠느냐”며 “지금 이 나이에 권력을 잡겠느냐 뭐하겠느냐. 목숨이 붙어 있는 것만도 다행이지...”라고 거듭 부인했다.
나아가 이재오 장관이 “특임장관은 원래 대통령 보고자리에 모두 배석하게 돼있다”고 소개하자, 이상득 의원은 “그렇게 실세였느냐”고 농담을 건네 좌중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장관은 당.청관계에 대해 언급하는 대신 안상수 대표 아들의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거론, “예비합격자 명단을 봤더니 안 대표 아들은 정당하게 합격했더라. 안 대표보다 아들이 더 낫다”고 소개했다.
또 이재오 장관이 빈소를 떠난 직후 임태희 실장이 들어서자 이상득 의원은 임 실장에게 “신문에서 내 편이라고 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상가에서 자연스럽게 회동하며 소통의 물꼬가 터진데 이어 이번 주부터는 소통을 위한 다각적인 시도가 있지 않겠느냐”며 “현재 당.정.청 간 공조할 일이 태산같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7∼18일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이번 파동에서 한걸음 벗어나 있는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해 주요 인사들에 의한 중재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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