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현재 개인부채가 5백68조원으로 1년만에 57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개인부채가 급속하게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자산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개인부채 2004년말 5백10조에서 1년만에 5백68조로 급증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05년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2004년말 5백10조8천억원이었던 개인 부문의 부채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5백68조원으로 1년새 57조2천억원(11.2%)이나 증가했다. 통계청이 추계하는 지난해 국내 인구(4천8백29만명)를 감안하면 1인당 빚은 1천1백76만원에 달한다.

특히 개인의 부채증가율은 2003년 5.2%, 2004년 5.9%에 이어 지난해는 11.2%로 증가 속도가 가파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개인의 빚이 급증한 주 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의 과열로 급증했던 주택담보대출을 꼽았다.

반면 개인부문의 금융자산 잔액은 1천1백27조4천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1%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개인의 금융자산 잔액은 금융부채 잔액의 1.98배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부채 잔액 대비 금융자산 잔액 비율은 2001년 2.44배, 2002년 2.07배, 2003년 2.06배, 2004년 2.04배 등으로 매년 감소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배 미만으로 떨어졌다.

금융부채 잔액 대비 금융자산 잔액 비율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은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주체 전반의 부채비율도 높아져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정부 등 경제 주체 전반의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말 현재 개인과 기업, 정부를 포함한 비(非)금융부문 부채는 1천5백16조1천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10.9%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금융부분부채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에 대한 비율이 1.88배로 높아져 지난 98년 1.91배 이후 7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총 금융자산 잔액은 5천2백99조원...전년 대비 8.6% 증가

한편 작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 잔액은 5천2백99조2천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8.6% 증가했다. 금융자산 잔액을 명목 국민총소득(GNI)로 나눈 수치인 금융연관배율은 6.58배로 전년(6.25배)보다 높아졌다.

한은은 금융연관배율이 높아지면서 금융중개기능이 활성화되고, 금융자산이 커지면서 금융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지난해 금융부문이 개인과 기업.정부 등 비금융부문에 공급한 자금은 1백39조8천억원으로 전년의 57조8천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은은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한편 주식과 회사채 등 유가증권 투자로 기업과 정부부문에도 자금공급을 늘린데 따른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이 전년보다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업부문은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해 98조2천억원의 자금을 조달, 전년보다 32조4천억원이 늘었다. 개인의 자금조달 역시 58조7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9조6천억원이 증가했다.

정부부문도 국공채 발행 확대 등으로 전년보다 자금조달 규모가 10조원 가량 증가한 54조8천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