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기동 부장검사)는 25일께 한 전 총리의 최측근 김모(여)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2007년 건설업체 H사의 전 대표 한모(49.수감중)씨로부터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받고 이를 관리하는 과정에 김씨가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한 전 총리가 퇴임한 뒤 지구당 사무실을 운영할 때 사실상 `집사' 역할을 하면서 한 전 총리 측이 한씨로부터 받은 9억원의 일부(2억원)를 되돌려주는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출석하면 한 전 총리에게 현금과 달러, 수표 등의 형태로 9억원이 건네진 경위와 사용처, 반환액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퇴임한 2007년 3월 이후 민주당의 고양일산갑 지구당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지구당 관리와 사무실 운영비,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자금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9억원의 정치자금과는 별도로 김씨가 한씨에게서 수천만원의 돈을 받은 의혹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전 총리의 변호인단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 변호인단에 자신이 한씨로부터 3억원의 정치자금을 직접 받아 2억원은 돌려주고 1억원은 보관하고 있으나 한 전 총리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집사 격인 김씨가 3억원이란 거액을 한 전 총리 모르게 받은 것은 물론 지금까지 1억원을 보관하고 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도 나름의 입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 수사기관에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내놓는 그 쪽의 주장일 뿐"이라며 "이런저런 이유로 출석을 늦추고 있는데 나오면 종합적인 진술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한씨가 건넨 9억원 중 수표 1억원이 지난해 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대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한차례 출석에 불응한 한 전 총리의 동생에게도 다시 출석을 요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