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발생한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상가 가스유출 사고의 최종 부상자는 6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인근 5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49명(오전 9시 현재)은 치료를 마치고 귀가했고 나머지 19명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중이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 소방서,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이번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합동조사팀은 9일 새벽 5시까지 현장에서 밤샘 조사를 펼쳤으나 현재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다만 합동조사팀은 지하상가 내 설치된 냉ㆍ난방기에서 일산화탄소가 유출돼 일어난 사고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전 날 사고 시각은 상가의 한 여성 상인이 쓰러지는 등 최초 환자가 발생한 오후 4시 15분께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상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이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호소한 것은 이미 이 날 오전 11시부터다.

상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오전부터 최초 환자가 발생할 때까지 상인들은 무려 5시간 가량 유독 가스에 노출된 것이다. 그럼에도 지하상가 관리사무소는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일부 상인은 사고 발생 3~4일 전부터 두통과 메스꺼운 증세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일부 상인들은 관리사무소가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두달 사이에 종각지하상가에서 냉ㆍ난방기가 4, 5차례 고장 났던 것으로 드러나 시설 관리업체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시설 관리업체의 과실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 날 행인들과 상인들을 쓰러지게 한 원인물질은 일산화탄소인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전 날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지하상가 내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환경부 기준치인 10∼25ppm의 무려 10배에 가까운 2백25ppm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기준으로 8백ppm의 일산화탄소를 45분간 흡입하면 2시간 내 실신한다.

지하상가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냉ㆍ난방기 가동을 멈춘 오후 5시 30분께 기준치인 20ppm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번 사고 원인물질은 일산화탄소임을 입증하고 있다.

합동조사팀은 일단 지하 2층 기계실에 설치된 효용흡수식 냉온수기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 일산화탄소가 과다 배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는데에는 시일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