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의 가족이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의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과정에서 이 행정관의 로비의혹이나 비위혐의를 밝히기 위한 청와대의 내사가 있었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남영주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행정부처로부터 파견된 권모 행정관의 모친이 상품권 발행업체 K사의 주식지분 0.49%(1만5천주.액면가 500원)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권사무관을 상대로 비위 여부에 대해 사실 확인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실은 조사결과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과정에서 권 행정관의 청탁행위나 금품수수 사실은 발견하지 못했으나, 부적절한 개입 여부를 밝혀내기 위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사내용을 이날 검찰에 통보했다.

권 행정관은 국세청 소속 5급 사무관으로 지난 2004년 3월부터 청와대에 파견돼 혁신관리수석실 산하 민원.제도혁신비서관실에서 근무해왔고, 이날자로 국세청으로복귀 조치됐다.

권 행정관은 K사 대표의 남편이자 같은 국세청 출신인 양모씨와 10년전부터 친분을 맺어온 사이로, 지난 2월 K사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양씨와 이와 관련한 협의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행정관은 이와 관련, 청와대 조사에서 "양씨로부터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과관련한 얘기를 듣고 의논을 한 적이 있으나 외부기관에 청탁을 하거나,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권 행정관의 모친은 지난 2001년부터 K사의 주식을 보유해왔으나, 권 행정관은청와대 조사에서 모친이 주식을 취득하게 된 경위에 대해 불분명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권 행정관은 "10년전 IT업체를 경영하던 K사 대표가 어머니에게 주식분산보유 목적으로 명의를 빌려달라고 해서 주민등록등본을 빌려줬을 뿐"이라고 진술, 자신이나 가족이 돈으로 주식을 산 것이 아니라 K사로부터 무상으로 주식을 건네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 공무원을 지낸 양씨는 최근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과정에서의 로비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국세청 자체 감찰조사를 받은 후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권 행정관의 비위 혐의를 오늘 검찰에 통보했으며, 청와대 직원 직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보고 오늘자로 국세청으로 전출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