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규 "정치, 운동선수 이용하다 필요없으면 버려"
상무팀 축소에 격분, "현역으로 가는 순간 은퇴"
유남규 감독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방부의 상무팀 축소 방침에 대해 "나라가 어지럽다거나 잘못 돼 가면 (정치가) 체육으로, 스포츠로 돌려서 온 국민들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지 않냐. 그런 것 보면 우리들을 이용하는 것 같고...또 필요 없을 때는 버리는 것 같고"라며 "좋게 이야기해서 우리 운동선수들 너무 착한 게 아닌가, 우리도 이제 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극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유 감독은 "과거 선수 때부터 그런 걸 많이 느꼈다. 올림픽이다, 월드컵이라고 하면 잠깐 반짝한 다음에 끝나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라며 거듭 토사구팽의 배신감을 토로한 뒤, "그래서 우리 운동선수들이 너무 바보가 아닌가. 운동선수는 데모한 것을 내가 한 번도 못 봤다"며 거듭 운동선수들의 집단행동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상무팀 축소가 미칠 영향에 대해선 "만약 이걸 축소시키면 우리 엘리트들 다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역으로 가면 선수 생명 끝이 나는데, 그러면 그런 종목들 다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군대) 2년이란 세월은 많이 죽는 게 아니라, 그냥 현역으로 가는 순간 은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어린 친구들부터 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어떻게 보면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국가를 위해서 희생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럼 나라에서 어떠한 보장을 해줘야지 이렇게 함으로써... 아, 저 지금 너무 화가 나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온다"며 거듭 배신감을 토로했다.
그는 상무가 사격 등 5개 종목만 존속시키기로 한 데 대해서도 "나머지 5종목은 왜 남겨놓았나. 그 5종목을 남겨놓은 이유가 뭔지, 어떤 형태로 5종목만 남겨놓은 건지, 어디에서 구슬 집어넣어서 5개 뽑지는 않았을 것 아닌가"라며 25개 종목중 5개 종목만 추린 배경에 대한 국방부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향후 대응 방식과 관련해선 "우리 운동선수 선배들 모아서, 내가 또 올림픽 메달리스트 모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 목소리를 내서...나는 이걸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고 느껴진다"며 집단대응을 예고한 뒤, 선언이라도 할 거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하려면 해야죠. 내 문제가 아니라 스포츠 전체의 문제"라며 "그냥 운동선수들 너무 쉽게 보지 않았나 해서 기분이 별로 안 좋으니까 이 문제를 확대해서 해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예산을 소폭 절감하겠다며 국방부가 추진하는 상무종목 대폭 축소가 체육계 전체의 강한 반발을 사면서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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