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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지지율' 자초한 한나라의 착각

<뷰스 칼럼> 오만-착각으로 원대복귀, 말로만 하는 자성은 신물

수해기간중 발생한 일부 당직자 및 지방자치단체장의 잇딴 망동-망언으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50% 중반까지 수직상승했던 한나라당 지지율은 이로써 다시 30%대로 급락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어, 5.31지방선거 압승에 도취해 있던 한나라당을 경악케 하고 있다.

'마의 40%' 다시 붕괴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 등의 '수해 추태'가 알려지기 전인 지난 18일 CBS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9백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전주 조사때보다 4%포인트 떨어진 45.2%였다.

그후 각종 '수해 추태'에다가 설상가상으로 이효선 광명시장의 '호남 비하' 발언까지 가세하면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급락, 한나라당 관계자가 23일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고 토로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한나라당이 '마의 장벽'이라 부르던 40% 지지율이 다시 붕괴됐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출범후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동안 40%선을 넘지 못해 이를 '마의 장벽'이라 불러왔다. 그러던 것이 노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 절망감이 극에 달하면서 40% 벽을 넘을 수 있었고, 5.31지방선거때는 득표율이 무려 54%에 달해 한나라당을 환호케 했다.

표정관리에도 불구하고 '대세론'이 확산됐고, '5.31 민의'를 자신들에 대한 지지로 해석하는 착각이 확산됐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수재 참사현장의 한 가운데서 지역기업인들과 골프를 치고, 수해지역의 기관장이 유흥주점에서 자칭 자원봉사자들과 음주가무를 하고, 수해지역 기관장이 외유를 떠나고 전당대회를 빙자해 대거 자리를 비운 사태가 발생한 것도 이같은 오만의 산물이었다. 여기에다가 끝내 "전라도놈들은 이래서 안돼"라는 망언까지 터져나왔다.

한나라당 곳곳에 배어있던 오만과 착각이 민심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그 결과가 지지율 30%대로의 '원대 복귀'다. 5.31 민심이 결코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가 아님을 국민은 명쾌히 보여준 것이다.

그 결과 4곳 모두 완승을 예상하던 7.26 재선도 성북을의 경우 최수영 후보와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인 5% 안까지 좁혀질 정도로 위태로와졌다. '남 탓' 할 수 없는 '제 탓'의 인과응보다.

'호남비하' 발언을 한 이효선광명시장(좌)과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쳐 물의를 일으킨 김철기 전 경기도당부위원장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윤리위에 출석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의 '위기 불감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보인 모습은 '위기 불감증', 그 자체다.

수해 공짜골프 등 각종 '수해 추태' 파문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보인 초기대응은 홍문종의 경기도당위원장 사퇴가 고작이었다. 수해때 음주가무를 하거나 외유를 떠난 단양군수, 제천군수 등에 대해선 아예 문제를 안 삼으려 했다.

23일 열린 한나라당 윤리위원회도 한심하기란 마찬가지였다.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놓고 갑론을박만 하다가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산회했다. 국민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감지 못한 전형적 '위기 불감증'이다.

강재섭 대표가 이에 23일 당소속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당소속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 등 주요당원을 대상으로 '읍참마속'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긴급 서한을 보내기에 이를 정도로, 한나라당의 위기 불감증은 극심했다.

강 대표는 서한에서 "최근 수해지역에서의 골프 파문과 특정지역 비하 발언 등 일부 당직자와 자치단체장의 몰지각한 언동으로 물의를 야기하고 국민에게 다가가려는 온 당원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참으로 분노를 금할 길 없다"며 "철저한 진상조사후 읍참마속의 심경으로 일벌백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 등 지도부가 느끼는 위기감이 얼마나 극심한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망동-망언자에 대한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의 반응도 안이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반응인즉 "그들을 데려다가 수해복구활동을 시켜야 한다"는 느슨한 것이었다. 박근혜 전대표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가 떠맡아야 할 '남의 일'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진정성 없는 "민생 속으로", "호남 속으로"

한나라당은 그동안 "민생 속으로", "호남 속으로"를 외쳐왔다. 이 길만이 정권 탈환의 첩경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한나라당이 보여준 모습은 "기득권 속으로", "반(反)호남 속으로"이다. 이래선 아무리 현재 노무현 정권과 집권여당의 행태가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더라도, '반노-반한'을 주창하는 '제3의 신선한 대안세력'이 등장할 경우 한나라당의 '3수 실패'는 불을 보듯 훤하다.

한나라당은 지금 현 집권세력 이상의 가혹한 생체해부와 자기혁신을 필요로 한다. 말로만 하는 자성은 신물이 난다는 게 여론이다. 과연 한나라당에게 민심을 들을 귀가 뚫려있는지 무섭게 지켜볼 일이다.
박태견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6 18
    오상희

    논리적 오류..
    ........그러나 이번에 한나라당이 보여준 모습은 "기득권 속으로", "반(反)호남 속으로"이다. 이래선 아무리 현재 노무현 정권과 집권여당의 행태가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더라도, '반노-반한'을 주창하는 '제3의 신선한 대안세력'이 등장할 경우 한나라당의 '3수'는 불을 보듯 훤하다...........
    한나라당은 1997년에 실패해서 2002년에 재수를 했다..재수에도 실패했다.
    그래서 2007년 대선은 한나라당으로서는 (대권)3수다.
    따라서 문맥상 "한나라당의 4수는 불을 보듯훤하다"라고 써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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