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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미군기지, 기준치 100배나 오염"

우리당 의원들 자료 공개, "부유기름의 두께 5m 되는 곳도"

우리나라가 오염정화비 전액을 부담키로 한 반환 주한미군 기지들 대부분의 오염도가 기준치의 최고 1백배를 넘는 곳이 있을 정도로 매우 극심하다는 사실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공개한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반환기지 29개소 가운데 26개 오염 극심"

열린우리당 우원식, 이기우, 정성호, 최재천 의원은 23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자료를 공개하며 "미국의 요구사항만 일방적으로 수용한 졸속 협상 탓에 오염처리에 드는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됐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반환기지 15곳 중에 13곳은 토양오염이 심각하고 이 중 8곳은 지하수 오염까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파주 하우스 기지는 토지오염의 경우 석유계 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의 55배, 납과 아연이 각각 9.7배 수준이었고, 지하수 오염의 경우 TPH 200배, 페놀 70.6배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주 그리브스 기지는 토양 오염이 TPH 기준 58배, 지하수 오염이 벤젠 기준 22배 수준이었다.

15개 반환기지 외에 한국측이 기지를 관리하고 있는 ▲파주 게리오웬 ▲의정부 캠프카일 ▲동작구 캠프그레이 ▲평택 CPX 훈련장 등 4개 기지의 오염도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파주 게리오웬기지의 경우 토양 오염이 TPH 기준의 95.6배, 지하수 오염도 TPH 2배 수준이었다.

"의정부 캠프카일의 경우 부유기름층 두께만 4.88m"

특히 동작구 캠프그레이의 경우 지하수에 떠있는 부유기름의 두께가 70cm에 이르고, 의정부 캠프카일은 무려 4.88m에 달할 만큼 오염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미측이 오염된 지하수와 부유물질, 탄화수소 증기 등의 오염원을 원위치에서 복원하는 기술인 `바이오슬러핑'을 통해 오염을 치유하겠다고 밝힌 춘천 페이지, 의정부 폴링워터, 파주 애드워드, 의정부 시어즈, 의정부 에세이온 등 5개 기지도 모두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춘천 페이지 기지는 토양오염이 기준보다 101배(TPH), 지하수 오염이 기준보다 472.6배(TPH), 39.7배(벤젠)를 각각 초과하고 있고, 의정부 폴링워터는 토양오염 기준보다 32.9배(TPH), 21.4배(구리), 지하수 오염 기준보다 24.9배(TPH) 수준에 달한다는 것.

또 미군기지 반환 절차는 공동조사→치유→결과 확인의 순서를 따르도록 돼 있지만 정부는 이 기지들의 치유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반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경기도 화성 매향리 사격장은 공동조사가 진행 중임에도 정부가 반환기지 환경치유 협상결과 발표 목록에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중금속 오염 상태로 국내로 반환되는 매향리 농섬. ⓒ연합뉴스


"오염 치유비용 최고 12조원"

이들 의원은 "이번에 반환받는 15곳은 10만평 정도의 규모이지만 향후 반환될 동두천 기지 등은 2백80만평 이상"이라며 "또 다시 이런 상태로 협상이 되면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입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부의 졸속협상으로 우리 국민이 이들 오염 주한 미군기지 치유에 최고 12조원을 떠맡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의원은 "정부는 미군기지 오염실태에 대한 사실관계를 공개하고 무능과 부실로 점철된 협상 담당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국회 통외통위의 청문회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반환기지 환경치유 협상결과를 발표하면서 환경오염조사가 완료된 29개 기지 중 26개 기지의 토양 및 지하수가 오염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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