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민주당 대표와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이 최근 회동, 정계개편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정가에 미묘한 파문이 일고 있다. 정대철 고문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강한 불만을 토로한 바 있기 때문이다.

21일 민주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와 정 고문은 지난주 초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최근 정국 상황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평화 민주세력의 연대를 모색하자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이를 함께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 "새판을 짜는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며 "민주당 분당에 앞장섰던 사람들은 같이 하지 않기로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해, 논의가 꽤 구체적이었음을 암시했다.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여권 내에서 간헐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 신당 창당론, 우리당-민주당 통합론 등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는 무성한 정계개편 시나리오와 맞닿아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촉발시키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또 정가 관측통들은 한 대표가 직설적으로 표현한 '민주당 분당에 앞장섰던 사람'을 놓고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던 '천신정'(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신기남 의원, 정동영 전 의장)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대표되는 친노직계인 개혁당 출신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대철 고문의 경우 거액의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수감되는 등 네거티브 이미지가 강해, 과연 한대표와 정고문이 결합한다 할지라도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