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日언론, '日王 메모' 계기로 고이즈미 맹성토

고이즈미 일왕 메모에도 “개의치 않겠다” 밝혀 물의

일본 히로히토(裕仁) 일왕(1901-1989)이 A급 전범의 합사에 불쾌감을 갖고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중단했다는 '메모'가 공개된 데 대해 “마음의 자유다. 개의치 않겠다”고 밝힌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발언과 태도를 놓고 일본 언론들이 참배 중단을 요구하며 고이즈미 총리의 각성을 촉구했다.

21일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은 히로히토 일왕 관련 메모가 전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을 통해 보도된 뒤에도 고이즈미 총리가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사설과 기사 등을 통해 총리의 신사 참배 강행으로 동북아 외교에서 고립된 일본의 외교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이즈미, 일왕 “전범 합사 불쾌” 불구 “마음의 문제일뿐” 일축

21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전날 총리실 관저에서 기자단에게 자신의 향후 참배 여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없다. 마음의 문제이며 강제받는 것이 아니다. 누구라도 자유다. 누가 뭐라고 했더라,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기 중 참배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마음의 문제이다. 가도 좋고 안가도 좋다"고 밝혔다.

'메모'에 나타난 것처럼 쇼와 천황이 A급 전범이 합사됐다는 이유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그만두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각각 생각이 있는 만큼 내가 말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천황에게도 다양한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의 천황이 참배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 좋은가라는 물음에는 "각각의 마음의 문제인 만큼 참배해도, 안해도 좋다. 자유이니까"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A급 전범의 분사론에 대해 "일개 종교법인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는 식으로 정부로서 말하는 것은 좋지않다. 논의는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몰자 추도시설에 대해서는 "국가로서 어떤 것이 좋은가 다양한 의견이 있다. 관방장관 산하 간담회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앞으로 검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히로히토 일왕이 A급전범 합사에 강한 불쾌감을 표명한 후 "그래서 나는 그 이후 참배하지 않았다. 그게 내 마음이다"라고 밝힌 도미다 아사히코(富田朝彦) 당시 궁내청 장관(고인)의 1988년 4월28일치 메모를 발굴, 공개했었다.

산케이 제외한 日언론, “고이즈미 참배는 적절치 않아” 중단 요구

이같은 고이즈미의 태도에 대해 일본 언론은 21일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중단과 '분사' 등 대안 마련을 촉구하며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누구라도 함께 전쟁의 희생자가 된 사람들을 애도하는 일이 가능한 장소가 필요할 것"이라며 "그것은 중국과 한국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일본인 자신이 답해야 할 문제이라는 사실은 이번 쇼와천황의 발언(메모)은 보여주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도 " 야스쿠니신사가 종교법인으로서의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하는 것은 인정한다. 한편 국립추도시설의 건립 또는 전몰자묘원의 확충 등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며 "하지만 야스쿠니문제의 해결에는 이런 선택 밖에 없는 것일까"라며 사실상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중단을 촉구했다.

이 신문은 '메모' 파문은 야스쿠니 참배에 긍정적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에게 '역풍'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은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를 놓고 국내에서 큰 찬반 큰 논의가 일고 이 문제로 중국 및 한국과의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정상회담도 열리지 않는 이상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새로운 사실이 명확해진 만큼 야스쿠니문제를 냉정히 논의, 다른 나라의 의사에 휘둘리지 말고 일본이 스스로 해결하는 좋은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신문은 '포스트 고이즈미'로 거론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여부를 지켜본 뒤 자민당 총재선거의 출마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견해가 강하다면서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할 경우 당내에서 '반(反) 고이즈미.아베' 세력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왜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가) 안팎의 큰 논의를 불러일으키는가. 그 최대 원인은 A급 전범의 합사"라며 "그 사실을 냉정히 생각하면 지금 상태에서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것은 역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쿄(東京)신문>은 히로히토 일왕의 '메모'가 쓰여진 시기에 야스쿠니 참배를 정당화하던 각료들의 발언에 언급하며 "천황의 입장과 전쟁에 대한 내 마음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눈물을 흘린 사실이 당시 측근(고인)의 증언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반면 일본 극우파들의 논조를 대변해온 <산케이(産經)신문>은 "'메모'를 쇼와천황이 A급 전범의 합사에 불쾌감을 보였다고까지는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고이즈미 총리는 '메모'에 좌우되지 말고 국민을 대표해 당당히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라"고 촉구했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