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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은행에 공적자금 투입해야"

<뷰스칼럼> 독일 정부-도이체방크가 싸우는 이유인즉

"공적자금 받아" vs "안받겠다"

요즘 독일에선 정부와 은행이 연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고 하고, 은행들은 펄쩍 뛰고 안받겠며 연일 티격태격이다.

페어 슈타인브뤽 재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도이칠란트(FTD)>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4, 5일내에 일단의 금융기관들이 우리의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애커만 최고경영자(CEO)는 "공적자금을 받는 것은 수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공적자금을 받는 것이 용기있고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반박하면서 도이체방크, 코메르츠방크, 포스트방크 등 민간은행장들에 대해 공적자금 신청을 압박하고 있어 이들 은행이 공적자금을 신청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같은 일이 얼마 전 미국에서도 벌어졌다.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대형상업은행들에 미 재무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고 하자, 이들은 펄쩍 뛰며 반발했다. 하지만 얼마 뒤 모두 공적자금을 신청해야 했다.

왜, 이런 일이 독일과 미국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걸까. 서브프라임사태로 미국의 5대 투자은행을 비롯해 서방 투자은행들은 몰락했다. 대형 상업은행들도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공적자금을 투입받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서방 정부들은 민간 상업은행들에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하고, 반강제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국민혈세인 공적자금을 받으면 정부 통제하에 들어간다. 은행장 등의 연봉이 깎이는 건 기본이고, 최악의 경우 은행장 등이 옷까지 벗어야 한다. 은행장들이 펄쩍 안받겠다고 반발하는 것도 이래서다. 그래도 정부는 집어넣겠다고 윽박지르고 결국 은행들은 결국 공적자금을 받고 있다.

정부가 반강제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는 이들 상업은행이 발행한 은행채 등 금융채 유통마비를 풀기 위해서다. 리만브라더스 파산후 은행간 거래 리보금리가 6%까지 폭등할 정도로 자금거래가 완전마비됐다. 서로가 서로를 못믿어서다. 얼마나 많은 숨겨진 부실이 있는지, 앞으로 실물경제가 악화되면서 얼마나 많은 추가부실이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은행채 발행-유통이 마비되자 곧바로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은행 돈줄이 끊기니 멀쩡한 기업들도 자금난에 몰리면서 흑자도산 위기에 몰렸다.

은행의 돈흐름부터 정상화시키는 게 시급했다. 때문에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한 것이다. 한시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면 은행이 발행하는 은행채는 '국고채'가 된다. 최악의 경우가 발발하더라도 정부가 지급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믿고 은행채를 사기 시작해 은행에 돈이 돌고, 이 돈은 산업계로 흘러가 공장이 돌아가게 만든다. 이래서 싫든좋든 공적자금을 받으라고 은행들을 윽박지르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내 은행들 사정은...

며칠 전, 대그룹 임원과 식사를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시중은행들 얘기가 나왔고 임원은 최근의 경험을 말했다.

"우리 마누라가 며칠 전에 묻더라. A은행에 매달 100만원 정도씩 붓고 있는데 친구들이 '그 은행 위험하대더라, 다른 데로 옮겨'라고 하는데 정말이냐고 물었다. '그냥 둬도 돼, 부도날 일은 없어'라고 했지만 주부들 사이에 은행들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 임원에게서만 이런 얘기를 들은 게 아니다. 최근 여러 곳에서 비슷한 얘기를 듣고 있고, 어떤 경우는 직접 'A은행, B은행 사정이 안좋다고 소문이 파다한데 돈을 그냥 둬도 되느냐'고 묻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엔 '자금이동' 조짐까지 감지된다. 모은행의 경우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고금리 특판'을 하고 있으나 새로 들어오는 예금보다 빠져나가는 예금이 많아, 예금 절대액수가 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돈이 외국계은행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

30일 밤에 만난 외국계 시중은행장은 "예전에는 한달에 500억 예금이 늘던 게 요즘 들어서는 하루에 500억씩 예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공격적 마케팅과, 국내 시중은행에 대한 세간의 불안감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했다.

김종인 "우리도 예금 전액보장하고 공적자금 투입해야"

김종인 전 경제수석은 국내에서 드물게 독일에서 경제학박사를 받은 '독일통'이다. 30일 점심을 함께 한 김 전수석도 '은행의 위기'를 걱정했다.

"독일은 미국보다 사정이 좋다. 제조업이 튼튼하고 무엇보다 부동산거품이 서방 국가중 유일하게 없다. 은행에 잠재위협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이번에 5천억마르크, 미국달러로 계산하면 6천억달러를 은행 등에 쏟아부으려 한다. 미국이 7천억달러를 쏟아붓는 것과 비슷한 규모다. 왜 그러는 걸까. '선제적으로' 시장 불안심리를 잠재우겠다는 거다. 은행채를 국고채로 만들어 시장에서 원활히 유통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요즘 국내 은행들은 사실상 '마비 상태'라고 진단했다.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 25조원을 갚을 길 없어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에 은행채를 사달라고 하는 은행이 어찌 정상이라 할 수 있겠나. 이렇게 도와준다 하더라도 내년에는 또 어떻게 버틸 건가. 갑자기 은행채가 잘 유통될까. 어제 C&그룹 워크아웃설이 나오자 은행주는 모두 하한가를 치지 않았나. 이런 기업이 앞으로 한둘이겠나. 세간에 온갖 흉흉한 얘기가 나돌고 있잖나."

"경제 불안을 빨리 안정시킬려면 우선 은행에 대한 불안감부터 진정시켜야 한다. 우리도 독일처럼 예금을 전액 보장해주고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래야 자금이탈을 막을 수 있고 은행채가 유통될 수 있다. 은행이 빨리 정상화돼야 흑자 도산위기에 몰린 기업들을 살릴 수 있고, 한계기업들을 과감히 정리할 수도 있다. 지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재정투자 확대니 그런 것보다 은행을 정상화시키는 일이다.

시중은행의 이사회 회장이나 은행장들은 공적자금을 받으면 물러나야 되는 게 아니냐는 두려움 때문에 반대할지 모르나, 독일이나 미국처럼 강제로라도 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 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시장이 대혼란상태 빠진 뒤에 하면 효과가 없다.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거목 김종인'다운 처방이었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댓글이 10 개 있습니다.

  • 25 6
    111

    미국의 유럽의 침몰중은 --- 각종 규제철폐 - 신자유주의 탐욕
    실물-부동산거품- 금융기관 국유화 - 구제금융계속 - 정부 재정적자확대
    그대로 구제금융 어마어마 한돈들...가난한자들에게 써야 한다.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 24 12
    111

    부동산거품이 몽땅 빠진후에 부동산금융각종규제강화후에 경기부양은 건설경기가 아니다
    천민을 도와야 한다 그들이 먹고사는데
    불편하지 않게 브라질방식을쓰면 더 좋지
    천민에게 무상으로 돈나눠주게 훨씬 낫다.
    밑-->위로가는 구조가 튼튼 - 촛불

  • 21 33
    111

    미 금융기관의 국유화 의 특징.
    한번국유화를 하면 발을 빼지 못하는 공적자금
    국민의 세금 퍼붓기... 망할때까지
    국가가 도산할때까지...
    도이체방크 국민의 영웅이다 국유화안한다.

  • 28 14
    111

    부동산거품과 가계대출이 연명하던
    터지고나서 금융위기 회오리가 한바탕 몰아친이후에
    은행들 파산시킬거야. 공적자금 투입 혈세 낭비야 ....
    보증 1000억달러도 국민이 물어내야한다

  • 15 38
    전문가

    지금 한국의 은행 상황들은 오리무중이다
    단기 외채가 2천억달러가 넘는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 확실히 밝혀진 것은 1752억달러의 단기외채 외에도,
    국내 외국은행 지점들이 본점에서 빌려온 달러가 거의 국내은행으로 원화로 흘러간 것이다. 이것도 막대하다.
    여기에 다시 외국은행들이 원화로 바꿔서 한국은행 국채를 샀는데 이게 또 엄청나다.
    한국정부의 사기질은 이것을 모두 외환보유고로 잡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2천억달러가 모두 외채를 넘어서는 지경인 것이다.
    그러니 3백억달러 스왑 했다고 까부는 게 얼마나 웃기는 상황인가?

  • 28 21
    어쩔래

    가계대출 마구 한 놈들은?
    거품 왕창 불어넣은 새키들은
    돈벼락 맞고?

  • 41 17
    지나가다

    에이~~글로벌 갱제 전문가가 있잖아여 ㅋㅋㅋ
    리-만 브라더스 ㅋㅋㅋ
    김종인 전수석이 거목이면,
    글로벌 갱제전문가 리-만 브라더스들이
    섭섭해하지 않을까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9 27
    반칙시러

    멀리서보고 곁에서보니 답이 보이지?
    시야를 넓게보면 뭐든지 답이 나온다. 사익보단 공익을 생각하면 쉽다. 사기꾼집단에선 뭐가 우선시 될까?

  • 37 17
    더워~~ㅠㅠ

    역시, 김종인씨,,
    이런 사람이 지난 10년간 DJ,와 놈현이 경제 책임자로 이용하지 못했는지, 그러니 보수에서 잊어버린 10년을 외치지 않는가,, 언제나 정확한 판단을 하는 그가 더욱 존경스럽다.

  • 19 44
    코박이

    이거 민주당 구케의원 할때는 봉급만 타 먹더니만...
    안돼 구 가다들..노태우 6공적 사람이 아직도 떠들고 다니니..
    다 무현이 탓이고
    민정당 민자당 출신들이 민주당으로 와서 구케의원 했으면 이제 좀..
    뭐 옛날 도깨비 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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