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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납북자 가족들, "특별법 연내 통과돼야"

<납북자 민간 청문회> 생사 확인만이라도 선행돼야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상징적 존재인 요코다 메구미씨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납북자 김영남(45)씨와 모친인 남측 최계월(82)씨가 6.15 공동선언 6돌을 기념한 남북이산가족 특별상봉에서 만남이 성사됨에 따라 다시금 우리사회에 납북자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통일부는 이번 납북자 상봉을 납북자 문제 해결의 시작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납북피해자특별법’을 정부입법안(통일부)으로 마련해 늦어도 하반기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납북자 문제에 대해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은 14일 서울 중구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11층에서 ‘납북자 송환 및 특별법 제정을 위한 민간 청문회’를 열고 ▲납북자들의 조속한 생사확인 ▲생존 납북자 송환 및 상봉 ▲납북자 가족 지원 특별법 제정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탈북자 출신 장복순씨는 납북자인 김길오씨와 북한에서 만나 결혼했다. 김씨는 납북 10년만인 지난 1978년 사망했고, 딸 둘을 데리고 탈북한 장씨는 극심한 생계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현


납북된 남편, 자식 생사도 몰라, 남겨진 가족들 생계난 시달려

이 날 민간 청문회 증언에 나선 납북자 가족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애끓는 가족사를 들쳐 내며 가슴을 쓸었다.

지난 1975년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납북된 천양호 선원 최욱일 씨의 부인 양정자 씨는 그동안 정부로부터 남편의 생사조차 확인받을 수 없었다며 30년이 넘는 통곡의 세월을 증언했다. 양씨는 오히려 납북된 남편 때문에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와 경찰로부터 감시 아닌 감시를 받는 등 역차별을 받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몇 해 전에서야 겨우 납북된 남편이 한국계 중국인을 통해 보낸 편지에서 남편이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서는 연락이 두절 돼 남편의 생사를 알 수 없다고 가슴을 쳤다.

지난 1977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 납북된 이민교 씨의 모친 김태옥 씨도 이 날 민간 청문회에 나와 아들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김씨는 납북된 아들 소식을 10년이 지난 1987년에 되어서야 안기부 직원들이 찾아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말했다.

국정원 발표에 따르면 납북된 이씨는 남파 간첩들이 남파되기 전, 남한 내 생활상을 경험하도록 만든 일종의 간첩교육시설인 평양 ‘이남화 환경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지난 1975년 천양호 선원으로 고기를 잡다 납북된 최욱일씨의 부인 양정자씨는, 남편이 납북된 뒤 연탄배달 등을 해가며 4남매를 키워야했다 ⓒ김동현


납북된 김씨는 납북 10년만인 지난 1978년 부인 장씨 사이에 딸 둘만을 남기고 사망했고, 장씨는 자식들을 데리고 지난 2001년 두 번째 탈북 시도 끝에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

특히 장씨는 남한 정착 뒤, 극심한 생계난에 시달려 현재 갑상선 암에 걸려있어도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고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씨의 경우 이번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도 남편 김씨와 북한에서 혼인을 했기에 한국 내 제대로 된 호적기록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납북자 가족 신분의 보상을 받을 수 있을 지는 현재로써 미지수다.

이들 납북자 가족들의 공통된 사연은 우선 ▲납북된 가족들의 정확한 생사, 북한 내 거주상황 등을 모른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 남편이나 아들을 잃어 가계가 급격히 기울어 극심한 생계난에 시달린다는 점 등이다. 물론 납북자 상봉은 아직 꿈도 꿀 수 없는 처지다.

통일부, 납북자특별법 이 달 중으로 입법예고, 우선 가족 지원에 총력

정부는 이러한 납북자 문제를 두고 그동안 남북관계를 이유로 사실상 차순위로 미뤄두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 남측에 남겨진 납북자 가족들의 어려운 생계를 지원하고 피해보상에 나설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 결과 통일부는‘납북피해자의 구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하고 이 달 안으로 입법예고 한다는 방침이다.

이 날 청문회 특별법 경과보고에 나선 유종열 통일부 총괄과장은 이번에 정부안으로 마련될 특별법은 ▲납북자에 대한 국가의 의무(송환 노력 포함) ▲납북자가족들에 대한 피해구제(보상 등 일련의 지원) 부분이 법안에 명문화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종열 통일부 총괄과장 ⓒ김동현


아울러 유 과장은 현재 통일부 공식 통계로 4백85명(비공식 4백89명)에 이르는 납북자 실태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과장은 “이번 실태조사 끝에 정확한 납북자 실태조사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3백80명 정도는 연고까지 전원 확인한 상태이고, 1백10여명에 대해서는 연고를 찾기 힘들어 재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납북자특별법과는 별개로 납북자 가족들은 납북된 배우자와 자식들의 생사만이라도 속시원히 먼저 알고 싶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살아있다면 김영남씨 모자 상봉처럼 조속한 납북자 가족 상봉에 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김영남 모자 상봉 결정 경우, 일본이 납북자 문제로 북한을 압박에 오는 것에 제동을 거는 성격이 강해, 실제 한국인 납북 문제에 있어 향후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 줄 지는 미지수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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