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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티베트 사망자 19명" vs 망명정부 "99명 사망"

中정부 탄압 속 해외 中공관17곳에서 티베트인들 시위 벌여

중국정부가 티베트(시짱.西藏) 수도 라싸(拉薩)에서 발생한 유혈 폭력 시위 과정에서 시민 18명과 공안 1명 등 모두 19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반면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99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는 등 티베트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2일(현지시간) 티베트 지방정부를 인용해 "지난주 라싸의 소요가 발생한 뒤 21일까지 민간인 18명과 공안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안은 중상 23명 등 모두 241명이, 민간인은 중상 58명 등 총 3백82명이 각각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폭도들이 라싸 폭동에서 학교 7곳과 병원 5곳, 주택 1백20채에 방화했으며, 차량 84대가 불타고 상점 9백8곳이 약탈당했다고 전했다.

이날 보도된 사망자 수는 중국 당국이 종전 발표했던 13명의 사망자에 비해 6명이 늘어난 것이지만 시위대 사망자 수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반면에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시위대 피해 규모에 대해 "지난 일주일간 라싸에서 80명, 간쑤(甘肅)성 마취(瑪曲)현에서 19명 등 총 9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라싸 시위에 가담했던 시위대중 투항자 수는 21일 현재 1백83명으로 늘어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또 주미 중국대사관, 주영 중국대사관을 비롯해 해외에 있는 중국 공관17개를 대상으로 베트인들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2개의 티베트인 단체는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오는 24일 예정된 베이징 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의 현장 주변에서 평화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텐돈 다호르창은 "전통적으로 올림픽 성화는 스포츠의 이상적 가치인 평화와 정의, 자유, 평등을 상징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중국 정부는 이를 정치적 선전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티베트 소요사태에 대한 개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미 하원의장은 21일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뒤 수천명의 군중 앞에서 국제사회가 중국의 티베트 지배와 반정부 시위 유혈진압을 규탄할 것을 촉구했다.

진보 성향의 펠로시 하원의장은 군중들에게 국제사회가 중국의 티베트 지배에 맞서지 않을 경우 "인권에 대해 논할 모든 윤리적 권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티베트 상황은 세계의 '양심'에 대한 도전임에 틀림없다.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며 "우리(미 의회 대표단 지칭)는 여러분과 그 도전에 맞서기 위해 여기에 있다. 이 도전의 시기에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 군중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그는 이어 "여러분과 이렇게 슬픈 시기에 함께한다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업'(karma)이자 운명일 것이다. 우리는 티베트인을 돕는 게 우리의 업이라는 것 을 안다"며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소요사태의 배후 인물이라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국제사회가 독립적인 외부인으로서 사실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을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의 거처에 이르는 길로 몰려든 수백명의 망명 티베트인들은 "당신의 지지에 감사한다", "미국과 티베트의 우정이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성조기와 티베트, 인도 국기 등을 흔들며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환영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3일에도 티베트 사태 관련 성명을 내고 "티베트인들의 평화 시위에 중국 무장 경찰이 폭력으로 응수한 것은 수치스러운 것이다. 이는 미국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국 정부의 티베트 유혈 진압을 강도 높게 비난했었다.

펠로시 의장의 다람살라 방문 및 달라이 라마 면담과 관련, 장얀 인도 주재 중국 대사는 티베트 문제가 국내 문제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어떤 국가, 단체, 그리고 개인도 무책임한 행동, 무책임한 언행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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