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문국현에 휘청, '대운하 역풍' 거세
[여론조사] 문국현, 오차범위내 이재오 앞서. 靑-한나라 쇼크
서울 은평을 지역구에서 12년 아성을 쌓고 있는 이재오 의원이 지역구 초년생인 문국현 대표에게 밀린다는 것은 문 대표가 선거이슈로 들고 나온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높다는 반증이어서, 총선후 대운하를 강행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계획에 일대 차질을 예고하는 신호탄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16일 <중앙선데이>에 따르면,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에 의뢰해 10~14일 수도권 18개 지역구 7천997명을 대상으로 총선 3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문국현 후보가 현역의원인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을 오차범위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국현 대표 지지율은 32.6%, 이재오 의원 지지율은 32.5%로 문 대표가 0.1%포인트 앞섰다. 0.1%포인트 차이는 통계학적으로 무의미한 수치이나, 이명박 정권의 2인자이자 은평을에서 내리 3선을 하며 철옹성을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져온 이재오 의원이 아무런 지역적 기반도 없이 출사표를 던진 문 대표에게 밀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 의원은 물론, 한나라당과 청와대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운하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하는 등 대운하에 대한 반대여론이 급증하고 있어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대운하의 '대'자도 꺼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를 자처해온 이재오 의원이 '대운하 반대론자'인 문국현 대표에게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실상 대운하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내려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시점은 아직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인 만큼 앞으로 이 의원이 총력전으로 반격에 나설 경우 상황은 바뀔 가능성이 있으나, 신계륜 통합민주당 사무총장이 은평을에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밝히는 등 은평을을 중심으로 범야권 공조가 본격화하고 있어 은평을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지역중 한 곳으로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정가에서는 만에 하나 이재오 의원이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그의 정치생명에 치명타가 가해지며 여권내 역학 질서에 일대 격변이 뒤따르고, 이명박 대통령의 대운하 추진에도 결정적 제동이 걸리는 등 일파만파의 파란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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