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전경에게 “장관님 살려주세요”
<현장> 시각장애인 농성장 방문한 유시민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 안마사 시각장애인 농성장을 방문했다. 지난 달 29일부터 열흘 가까이 마포대교 아래 교각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안마사 시각장애인들은, 이 날 유 장관이 농성장을 방문하자 “장관님 살려달라”고 통곡했다.
오전 9시 20분께 농성장을 방문한 유 장관은 마포 대교 위 한복판에서 권인희 ‘안마업권 회복을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정부 정책을 설명하며 “조만간 대책을 내 놓겠다”고 약속했다. 유 장관은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 분들이 사실상 그대로 활발하게 안마사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 장관은 “정부가 처해있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면서 “법의 이름, 법의 표현이 어떻든 ‘위헌’ 자체에 대해서는 이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 이를 안받아들이면 다시 입법을 한다해도 또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따라서 유 장관은 “이제까지 이번 시위로 인해 시각장애인 분들의 의견은 충분히 들었다. 앞으로 비도 온다고 하는데 너무 걱정스럽다”면서 “오늘 정도에서 (농성을) 매듭짓고 정부대책이 미흡하면 다시 또 여러분의 의견을 표시하라”고 거듭 농성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장관님 살려주세요. 우리는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권 위원장과의 짧은 대화를 마친 유 장관은 6명의 시각장애인들이 ‘투신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교각 쪽으로 이동해 시각장애인들과의 면담을 시도했다. 이에 교각 위에서 농성을 이어나가고 있던 2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은 유 장관이 농성장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꺼번에 몰려들어 “장관님 살려주세요”를 연신 외쳤다.
특히 현장에서는 유 장관을 비롯해 30~40여명의 취재진과 2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마포대교 우측 차로변과 인도변에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수십명의 사람들이 뒤엉킨 가운데 시각장애인들은 유 장관을 거듭 부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유 장관을 구분할 수 없었던 다수의 시각장애인들은 곁에 있던 전경들을 붙잡고 “장관님 살려주세요, 장관님 살려주세요”라며 울음을 터뜨렸고, 이에 전경들도 “전 장관이 아니에요. 장관님은 저쪽에 계십니다”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현장에 있던 수많은 기자들도, 유 장관으로 착각한 시각장애인들에게 옷 소매를 붙잡히는 등 난처한 상황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취재진을 붙잡고 울던 한 시각장애인은 “장관님. 나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안마 말고는 혼자서 살아갈 길이 없습니다”며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했다.
“아이구, 장관이 갔는지 왔는지도 몰라... 저게 바로 시각장애인이요”
결국 차도변에서 인도변으로 넘어와 대화를 하려던 유 장관은 한꺼번에 몰려든 시각장애인들로 인해 인도변으로 넘어가지 못한 채, 차도변과 인도변 턱을 사이에 두고 3명의 시각장애인 대표와 면담할 수밖에 없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거듭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중인 농성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30여분간 농성현장을 방문했던 유 장관은 9시 50분께 자리를 떴다. 그러나 다리 위에 있던 시각장애인들은 계속해서 “장관님 살려달라”고 목놓아 울었다.
이를 듣고있던 또 다른 시각장애인 김병득(46)씨는 “아이구, 장관님 갔데. 그만 울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기자에게 “저봐요. 장관이 갔는지 왔는지도 몰라요. 저게 바로 시각장애인의 현실이에요”라며 “이런 사람들에게 유일한 밥벌이 수단인 안마마저도 뺏겠다는 게 말이 되나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재벌, 정치권과 같은 강자에게도 '법대로' 적용해 보시지?”
유 장관은 이 날 농성장에서 거듭 “일단 농성을 풀고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시각장애인들을 설득했으나 농성중인 시각장애인들은 정부의 책임있는 특단의 조처가 나오기 전까지는 결코 농성을 풀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유 장관과 면담했던 박학성(39)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지도분과위원은 “유 장관이 방문해 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이제껏 복지부가 내놓은 원론적 얘기만 되풀이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유 장관의 요구처럼 지금 당장 우리가 농성을 풀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를 비롯한 현장의 시각장애인 농성자들 역시 헌재 판결 이후 거론되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정부의 중장기 대책에 대해 “지금 당장 생계를 책임 질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정부입법안이든 국회입법이든 시각장애인들이 예전과 같이 생존권인 안마업을 제대로 보장 받게 할 수 있는 입법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헌재의 위헌 판결로 안마사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새로운 입법안이 나온다해도 예전처럼 적어도 법형식상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마사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때문에 지난 10여년간 안마사로 일해온 박 위원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타인의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려고 우리같은 약자와 소수자의 생존권을 박탈했다”며 헌재 판결을 강력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극단적인 시위를 펼치고 있어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누구나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행동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여론의 이해를 구했다.
현장에서 오열하던 한 시각장애인은 “법원은 천날 만날, ‘법대로’를 외치면서 이번 판결도 ‘법대로’를 강조했다”면서도 “재벌이나 정치권과 같은 강자들에게는 ‘법대로’가 아닌 예외적 이중잣대를 보인게 ‘그들만의 법대로’ 룰”이라고 헌재를 비꼬았다.
오전 9시 20분께 농성장을 방문한 유 장관은 마포 대교 위 한복판에서 권인희 ‘안마업권 회복을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정부 정책을 설명하며 “조만간 대책을 내 놓겠다”고 약속했다. 유 장관은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 분들이 사실상 그대로 활발하게 안마사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 장관은 “정부가 처해있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면서 “법의 이름, 법의 표현이 어떻든 ‘위헌’ 자체에 대해서는 이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 이를 안받아들이면 다시 입법을 한다해도 또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따라서 유 장관은 “이제까지 이번 시위로 인해 시각장애인 분들의 의견은 충분히 들었다. 앞으로 비도 온다고 하는데 너무 걱정스럽다”면서 “오늘 정도에서 (농성을) 매듭짓고 정부대책이 미흡하면 다시 또 여러분의 의견을 표시하라”고 거듭 농성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장관님 살려주세요. 우리는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권 위원장과의 짧은 대화를 마친 유 장관은 6명의 시각장애인들이 ‘투신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교각 쪽으로 이동해 시각장애인들과의 면담을 시도했다. 이에 교각 위에서 농성을 이어나가고 있던 2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은 유 장관이 농성장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꺼번에 몰려들어 “장관님 살려주세요”를 연신 외쳤다.
특히 현장에서는 유 장관을 비롯해 30~40여명의 취재진과 2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마포대교 우측 차로변과 인도변에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수십명의 사람들이 뒤엉킨 가운데 시각장애인들은 유 장관을 거듭 부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유 장관을 구분할 수 없었던 다수의 시각장애인들은 곁에 있던 전경들을 붙잡고 “장관님 살려주세요, 장관님 살려주세요”라며 울음을 터뜨렸고, 이에 전경들도 “전 장관이 아니에요. 장관님은 저쪽에 계십니다”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현장에 있던 수많은 기자들도, 유 장관으로 착각한 시각장애인들에게 옷 소매를 붙잡히는 등 난처한 상황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취재진을 붙잡고 울던 한 시각장애인은 “장관님. 나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안마 말고는 혼자서 살아갈 길이 없습니다”며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했다.
“아이구, 장관이 갔는지 왔는지도 몰라... 저게 바로 시각장애인이요”
결국 차도변에서 인도변으로 넘어와 대화를 하려던 유 장관은 한꺼번에 몰려든 시각장애인들로 인해 인도변으로 넘어가지 못한 채, 차도변과 인도변 턱을 사이에 두고 3명의 시각장애인 대표와 면담할 수밖에 없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거듭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중인 농성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30여분간 농성현장을 방문했던 유 장관은 9시 50분께 자리를 떴다. 그러나 다리 위에 있던 시각장애인들은 계속해서 “장관님 살려달라”고 목놓아 울었다.
이를 듣고있던 또 다른 시각장애인 김병득(46)씨는 “아이구, 장관님 갔데. 그만 울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기자에게 “저봐요. 장관이 갔는지 왔는지도 몰라요. 저게 바로 시각장애인의 현실이에요”라며 “이런 사람들에게 유일한 밥벌이 수단인 안마마저도 뺏겠다는 게 말이 되나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재벌, 정치권과 같은 강자에게도 '법대로' 적용해 보시지?”
유 장관은 이 날 농성장에서 거듭 “일단 농성을 풀고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시각장애인들을 설득했으나 농성중인 시각장애인들은 정부의 책임있는 특단의 조처가 나오기 전까지는 결코 농성을 풀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유 장관과 면담했던 박학성(39)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지도분과위원은 “유 장관이 방문해 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이제껏 복지부가 내놓은 원론적 얘기만 되풀이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유 장관의 요구처럼 지금 당장 우리가 농성을 풀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를 비롯한 현장의 시각장애인 농성자들 역시 헌재 판결 이후 거론되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정부의 중장기 대책에 대해 “지금 당장 생계를 책임 질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정부입법안이든 국회입법이든 시각장애인들이 예전과 같이 생존권인 안마업을 제대로 보장 받게 할 수 있는 입법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헌재의 위헌 판결로 안마사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새로운 입법안이 나온다해도 예전처럼 적어도 법형식상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마사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때문에 지난 10여년간 안마사로 일해온 박 위원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타인의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려고 우리같은 약자와 소수자의 생존권을 박탈했다”며 헌재 판결을 강력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극단적인 시위를 펼치고 있어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누구나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행동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여론의 이해를 구했다.
현장에서 오열하던 한 시각장애인은 “법원은 천날 만날, ‘법대로’를 외치면서 이번 판결도 ‘법대로’를 강조했다”면서도 “재벌이나 정치권과 같은 강자들에게는 ‘법대로’가 아닌 예외적 이중잣대를 보인게 ‘그들만의 법대로’ 룰”이라고 헌재를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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