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국정홍보처가 발행하는 <국정브리핑>을 "사냥개 언론" "사이비 언론"이라고 원색적 표현을 사용해 비난한 뒤, <국정브리핑>의 즉각 폐간을 주장하고 나서 국정홍보처와의 정면격돌이 예상된다.

<조선>은 24일 '사이비 언론’ 국정브리핑은 문을 닫아야 한다'는 사설을 통해 "국정브리핑을 발간하는 법적 근거인 대통령령에 따르면, 국정브리핑은 ‘인터넷에 의한 정부정책 홍보 및 국정정보 제공’을 맡는다고 돼 있다"며 "그러나 국민 가운데서 국정브리핑을 통해 ‘국정에 관한 정보’를 얻었거나 얻고 있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그렇다면 국정브리핑의 남은 기능은 ‘정부 정책홍보’인 셈인데, 국정브리핑이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방법이 세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변태적이고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이라고 비난했다.

사설은 "23일에도 홍보처를 비판하는 한 신문 기사에 대해 '취재도 안 된 기사로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식의 보도'라고 했다"며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말투부터가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보기 낯뜨거울 정도로 상스럽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2월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대학교수를 향해 '대단히 무리하고 무책임한 주장으로 정도를 걷는 학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인신공격을 퍼부었다"며 "자기네와 의견이 다르면 무조건 무책임하고 정도를 벗어났다고 하는 이 정권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태이긴 하지만 이런 저질 인신공격을 본업으로 하면서 언론대접을 받기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낯두꺼운 짓"이라고 비난했다.

사설은 이어 "세계 어느 정부도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만 물어뜯기 위해 이런 사냥개언론을 사육하는 나라는 없다"고 <국정브리핑>을 '사냥개언론'으로 규정한 뒤 "더욱이 이 정권은 공무원들에게 국정브리핑에 언론 보도를 비판하는 댓글과 반박문을 쓰도록 독려하는 공문을 보내고 그 실적을 ‘혁신’ 고과에까지 반영하고 있다. 조지 오웰의 미래소설 ‘동물농장’에서나 벌어질 일들이 지금 이 땅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설은 "미국 하버드대의 언론보고서 ‘니먼 리포트’는 공무원이나 홍보대행사가 쓴 홍보용 기사를 인터넷사이트와 지방 TV에 올리는 것은 ‘사이비 보도’(Pseudo Reporting)이며 여기에 동원되는 매체는 ‘정부의 여론몰이 기계’(The Government’s Spin Machine)라고 규정했다. 한국 정부가 ‘대안매체’라고 선전하는 국정브리핑은 ‘사이비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여론 몰이기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인 것"이라며 "국정브리핑은 하루라도 빨리 문을 닫는 것이 나라 망신을 더는 길이다"라며 <국정브리핑> 폐쇄를 주장했다.

이에 앞서 23일 <국정브리핑>은 22일자 동아일보의 ‘홍보차원 넘은 유사언론’, ‘언론의 책임엔 무풍지대’란 제하의 기사에 대한 반박글에서 "국정홍보처의 국정브리핑은 이러한 흐름에 부응하며 정부 정책과 관련, 국민과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한 거버넌스(다수의 권력 분점에 의한 합의) 시대의 대안 매체"라며 "사회적 의제의 언론 독점 구조가 해체된 상황에서 국정브리핑은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관영 대안매체로 자리한다"고 주장했었다.

<국정브리핑>은 <조선일보> 비판에 대해 곧바로 반박문을 게재한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국정브리핑>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