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성장역사 부인한 판결에 유감"
이동통신사업자 선정 특혜설-비자금 유입설 강력 부인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며 상고심에서의 적극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이번 판결로 지난 71년간 쌓아온 SK그룹의 가치와 그 가치를 만들어 온 구성원의 명예와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어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회의 참석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며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룹 DNA인 SK경영관리시스템(SKMS)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덧붙였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최고협의기구로, 최창원 의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들이 매월 1회 모여 그룹 차원의 공동 현안 등을 논의해 왔다. 수펙스는 노태우 대통령의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특혜 및 비자금 유입설을 팩트로 인정한 최 회장 항소심 판결후 SK 그룹 전체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위기를 맞이했다는 판단에 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으로 보인다.
최창원 수펙스 의장은 "우리 CEO들부터 솔선수범하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기업 가치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일부 CEO는 이날 회의에서 "노태우 정부 당시 압도적인 점수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고도 정부의 압력 때문에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반납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직접 경험한 일이기도 하다"며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어렵게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는데, 마치 정경유착이나 부정한 자금으로 SK가 성장한 것처럼 곡해한 법원 판단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주장했다.
SK 경영진은 판결 이후 구성원과 주주, 투자자,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응과 향후 경영에 미칠 파장 등을 점검하고 대응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