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기시다 日총리, '아베노믹스'와 서둘러 결별
물가 폭등에 지지율 폭락하자 장기채권금리 인상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해 사실상 장기 금리를 인상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0.1%로 동결했으나 10년물 국채 금리는 변동 폭을 기존 '± 0.25% 정도'에서 '± 0.5% 정도'로 확대해 이날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장기 금리는 그동안 변동 폭 상한선(0.25%) 근처에서 움직여와 이번 조치는 사실상 금리 인상에 해당한다.
이는 급격한 엔저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타격을 받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레임덕 수준으로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지지율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물가 폭등에 따른 민심 이반으로 레임덕 수준인 30% 안팎으로 추락했다.
이에 당초 내년 4월 8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끝나면 폐기하려던 '마이너스 금리'를 앞당겨 해체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2013년 1월 집권직후 발표한, 마이너스 금리를 골간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의 설계자이자 집행자였다.
일본은행의 발표 뒤 일본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장기 금리는 이날 오후 한때 0.460%까지 상승했으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7엔대에서 133엔대로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장중 약 3% 급락했다가 2.5% 전후의 낙폭을 유지하고 있다.
아베 사망에 이어 아베노믹스도 동반사망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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