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2연패…최민정 2관왕
결승서 캐나다·중국 동반 실격…네덜란드 '행운의 동메달'
심석희(한국체대)-최민정(성남시청)-김아랑(한국체대)-김예진(한국체대 입학예정)이 나선 여자 대표팀은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7초36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에 이어 중국이 2위로 결승선을 지난 가운데 레이스 막판 함께 넘어진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3, 4위를 기록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캐나다와 중국이 페널티 판정을 받으면서 이탈리아가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두 팀이 결승에서 실격되면서 순위결정전인 파이널B에서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가 동메달로 승격하는 행운을 잡았다.
이날 금메달로 한국 여자 대표팀은 4년 전 소치 대회 우승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여자 3,000m 계주 종목을 휩쓸면서 세계 최강 전력을 과시했다.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무대에서 따낸 계주 종목 금메달은 이번 대회까지 합쳐 총 6개(1994년·1998년·2002년·2006년·2014년·2018년)다.
여자 1,500m 우승자인 최민정은 이날 금메달로 평창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들 가운데 처음 2관왕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더불어 심석희와 김아랑은 4년 전 소치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 멤버에는 빠졌지만, 준결승에서 대표팀 일원으로 함께 달린 이유빈(서현고)도 금메달을 받았다.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치열한 승부였다.
한국은 27바퀴를 도는 레이스에서 3바퀴를 남기고서 선두에 오를 정도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기였다.
심석희가 1번 주자로 나선 한국은 레이스 초반 맨 뒤에서 서서히 기회를 엿보며 체력을 비축했다.
심석희→최민정→김아랑→김예진의 순으로 바통을 터치하며 침착하게 3위 자리에서 앞서가는 중국, 캐나다의 빈틈을 주시했다.
한국은 13바퀴째 심석희가 잠시 2위로 올라섰지만 15바퀴째 다시 3위로 내려섰고,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았다.
레이스 말미로 가면서 점점 속도가 붙었고, 6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김아랑이 스퍼트를 시작하면서 혼자서 2바퀴 가까이 트랙을 돌며 승부수를 걸었다.
한국은 4바퀴를 남기고 바통을 터치하는 상황에서 김아랑이 넘어져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터치를 받은 김예진이 아무 문제 없이 뛰어나갔다.
하지만 이때 캐나다와 이탈리아 선수가 넘어지면서 승부는 한국과 중국의 싸움으로 남겨졌다.
3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선 한국은 마지막 주자인 최민정이 중국이 추격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빛 질주를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고, 장내는 잠시 침묵이 흘렸다. 마침내 장내 아나운서가 중국과 캐나다의 실격을 선언하고 한국의 우승 확정 소식을 알리자 관중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큰 박수로 태극낭자들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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