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손학규 전지사를 "떠돌이 장수"에 비유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 수뇌부가 일제히 손 전지사를 감싸며 노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손 전지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영춘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임기말 산적한 국정현안을 두고 대한민국 국무회의가 손학규 탈당을 품평할 만큼 한가한 회의인지, 국무회의의 다른 현안들이 대통령의 정치평론에 밀릴 만큼 우리나라가 한가한 상황인지 답답하다"며 "지금이라도 노 대통령은 정치문제에 개입하지 말고 후보들에 대한 품평은 국민의 몫으로 맡겨두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직설적으로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경험을 예로 들며 "4년전 마음고생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손 전 지사가 어떻게 감당하려나 하는 개인적 감회가 들었지만, 결론적으로 손 전 지사의 탈당은 필연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도 한나라당이 개혁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벽이 철옹성이라는 걸 확인하고 탈당해서 손 전 지사와 같은 대승적 결단의 대오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병문 윤리위원장 역시 "대통령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국정에 전념하면 좋겠다"면서 "(대통령이) 그런 언급을 하시려면 손 전 지사측이 고백한 대로 한나라당 경선후보들이 보이는 금품살포 부분에 대해 정부가 선관위나 검찰, 경찰을 총동원해 조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세균 의장도 "손 전 지사의 탈당이 이런저런 해석을 낳고 말씀이 많은데 탈당 자체에 대한 평가는 결국 국민의 몫"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노 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