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해 한나라당으로부터 공개사과를 요구받고 있는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9일 사과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향후 국회일정 파행을 강력경고하고 나서는 등 양당간 갈등이 극한으로 심화되는 양상이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하루동안 한나라당은 나에 대한 욕설로 하루를 보냈다"며 "내가 한 방송에서 질문을 받고 남북을 평화구도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한 적 있다. 그 가운데서 한나라당이 지금대로 집권한다면 나는 남북전쟁의 우려까지 없지 않다는 요지의 발언을 방송사의 질문에 연결해서 답변한 적이 있는데 그 문제를 가지고 하루종일 제 욕을 했다. 아마 어제 하루종일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한나라당에게 정쟁, 정치적 공격으로 그런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한나라당 지도부는 진정으로 남북문제는 화해협력, 대화의 타협을 통해서 평화적 해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장 원내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경우 향후 '국회일정 보이콧'을 경고하고 나섰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장 원내대표가 기어이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려고 작정을 한 모양"이라며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도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고 거듭 장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입을 닫고 있다면 판단착오"라며 "이번 사안은 다른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의회민주주의를 이끌고 있는 두 축 가운데 하나인 한나라당을 전쟁세력이라고 하는데 어느 누가 그러한 발언 당사자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겠는가. 국회를 파행으로 끌고 갈 생각이 없다면 즉각 사과하라"고 말해 국회 파행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