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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외환銀 매각과정에 정.관계로 거액 유입"

당시 자문사 대표 출국금지...핵심 관련자 소환조사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감사 중인 감사원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거액의 돈이 건네진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컨설팅업체인 E사 대표 박모씨에 대해 법무부를 통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 돈이 외환은행 매각환경을 조성하고 론스타의 인수를 돕기 위해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제공된 뇌물로 확인될 경우, 외환은행 매매계약 자체의 적법성까지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도 이 같은 정황 증거를 확보했으며, 이날 현재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의 구체적인 흐름을 파악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감사원은 5일 매각의 핵심 관련자인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당시 금감위 감독정책국장),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매각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이강원 한국투자공사 사장(당시 외환은행장) 등 3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변대표의 경우 밤샘 조사에 이어 6일 오전 9시 현재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컨설팅 실적 전혀 없는 E사에 수수료로 6억원 지급 의혹

검찰과 감사원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2003년 론스타에 지분을 매각하기에 앞서 매각주간사로 모간스탠리, 매각자문사로 E사를 선정, 두 회사에 각각 12억원의 수수료를 지불했다.

그러나 E사는 실제 매각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 회사 계좌로 입금된 수수료 12억원 중 6억원 이상이 수백만원 또는 수천만원으로 쪼개져 50여개의 다른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감사원과 검찰의 계좌추적 결과 확인됐다.

특히 이들 50여개 계좌 중 일부는 외환은행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ㆍ관계 인사들과 관련이 있는 계좌인 것으로 알려져 로비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외환은행 매각자문 수수료로 거액을 받은 E사의 대표 박모씨가 매각 자문사로 선정해준 데 대한 대가로 돈을 건넸을 가능성과 제3의 세력이 박씨의 계좌를 빌렸을 경우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M&A 경험이 전혀 없는 E사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한 이유가 석연치 않아 조사를 하던 중 수상한 돈의 흐름을 발견했다"면서 "이 회사에 지불된 수수료가 정ㆍ관계 로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각 관련자 소환해 대책회의 경위 등 집중 추궁

한편 감사원은 이날 박 대표에게 돈을 건넨 이강원 당시 외환은행장을 불러 E사를 매각자문사로 선정한 이유와 M&A 관련 컨설팅 경험도 일천했던 E사에 모건스탠리와 동일한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감사원은 또 변양호 대표, 김석동 차관보을 불러 2003년 7월 외환은행 매각관련 대책회의 경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조작 여부 등을 조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김석동 차관보에 대해서는 1차 조사가 마무리됐으며, 이강원 사장은 본인이 재조사를 받겠다고 밝혀 추후 적절한 시간에 다시 소환할 계획"이라며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는 6일 오전 9시 현재 전날에 이어 조사를 계속받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오는 7일부터 당시 매각 관련 실무진을 불러 조사하고, 이날 소환조사를 마친 핵심 관련자의 조사내용을 종합해, 조사범위의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 매각 부실채권 관련자료와 론스타 외환거래 내역자료 조사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날 론스타가 외환위기 이후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로부터 국내 부실채권을 인수해 투자하는 과정에서 탈세나 외환도피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 예보 및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론스타에 매각한 부실채권 관련 자료와 론스타의 외환거래 내역 자료를 요청하는 등 의혹의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성업공사(현 자산관리공사) 부사장 출신으로 론스타코리아 회장을 지낸 심광수(65)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론스타코리아 재무 담당자와 기업평가 담당자를 불러 부실채권 인수의 실무 절차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 소환조사에서 론스타코리아가 1998년∼2003년 국내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집중 매입해 투자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는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5조원대 카드사 채권을 포함, 10조원대 부실채권을 거래해 매입가보다 무려 2배나 많은 수익을 올렸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론스타코리아는 부실채권 매입자금을 국내에서 차입 방식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론스타코리아의 자금조달이나 채권매입 과정의 금품로비나 탈세 가능성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예보와 자산관리공사의 부실채권이 론스타코리아에 집중 매각된 과정에 심광수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이 부분도 조사할 방침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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