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8일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에 대해 상대방 치마를 들춰선 안된다며 네거티브 선거운동 자제를 촉구했다.

박관용 "서로 치마 함부로 들춰선 안돼"

박 전 의장은 이날 공정경선을 위한 당 모임인 '희망모임'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신년 워크숍 주제발표에서 "경선 과열만은 막아야 하며 감정이 격화된 뒤 경선을 마치면 같은 당에 남아 있기가 쉽겠느냐"며 "정치인끼리는 서로 치마를 함부로 들춰서는 안 된다. 그렇지 못하면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1997년 대선에서 당시 사무총장으로 사상 최대의 자유경선제를 폈고 우리당 후보는 9명이었으나 최병렬 등 몇몇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줄탈당했다"고 이인제 후보 등의 탈당을 거론한 뒤, "이번 선거는 그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특정 후보가 탈당시 후보들에게 동반 탈당을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아낼 필요가 있다"고 '경선 승복 서명'을 대안으로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들 그 정도 양식은 갖고 있을 것"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원희룡 의원 등 대선 예비주자들이 참석해 공정경선을 다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인사말에서 "내가 다녀보면 많은 국민들이 얘기하길 서로 화합해라 비난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그러나 우리 후보들은 다 그 정도의 양식은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너무 후보들을 걱정스럽게 보지 말라"며 "당이 안 믿어 주면 누가 우리를 믿어 주겠느냐"고 덧붙였다.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는 "내가 여기서 한두 마리 말로 무슨 얘기를 하기보다는 공정경선 공정게임 이야기가 굳이 나오지 않는 한나라당이 되길 바란다"며 "손학규 행적을 봐라. 후보의 입을 보지 말고 처신과 자세를 보라"고 경선 불복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희룡 의원은 "희망 모임은 경선 주자 간에 음해, 분열 조장 등을 막기 위해 귀한 뜻에서 만들어졌다"며 "그러나 이번 경선에 진정한 희망이 있기 위해서는 의원 줄세우기, 언론 줄세우기 같은 행태가 없어져야만 한다"고 타후보들을 꼬집었다.

이날 워크숍에는 김형오 원내대표, 이병석 부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의원 6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