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전두환'
<기고> 무능한 盧정권이 몰고올 역사적 반동 '신파시즘'
노무현 정권은 '제2의 장면 정권'
요즘 한국 정치 상황을 지켜보면 마치 해방 공간의 정치지형을 맞이한 듯한 혼돈과 무정부가 목격된다. 처절한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서 본 적도 없고, 국정운영에 대한 경험도 전무했던 함량 미달의 정치세력이 지금 대한민국의 핵심 주체세력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정치사를 돌이켜 보면 지금의 노무현 참여정부는 마치 무능한 과거 장면 정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정치의 민주주의를 표방한 정권이었지만 민주주의를 실종시켜 버린 장면 정권처럼, 개혁을 주창한 노무현 개혁정부는 오히려 개혁을 순장시켜 버리고 반개혁만 뿌리 뻗게 만들어 버렸다. 이렇듯 노무현 정권과 장면 정권은 무능하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무엇을 하고 싶다는 의지는 있으나 이를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다뤄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능력 부재로 과거 장면의 민주당 정권은 5.16 군사 쿠데타를 초래했다. 마찬가지로 진보세력의 정치참여와 개혁열기를 함몰시켜 버린 노무현 정권의 개혁정치는 보수세력의 정치 참여만 극대화시켜 이 땅에 5.31 민간 선거쿠데타(5.31 지방선거)를 불러일으켰다. '보수세력들의 역사무대 등장'이라는 의도하지 않은 초대장을 던져준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노무현 정권의 실정으로 이 땅엔 보수세력들의 정치 참여 열기는 넘쳐 흐르는 반면, 진보정치 세력들은 다시 등산화와 낚시대를 사들이면서 새로운 현실 도피처를 찾고 있는 형국이다. 노무현 정권은 50년만에 민주진영이 이뤄 놓은 '수평적 정권교체'의 역사적 진보를 불과 4년만에 모두 한 입에 털어넣어 민주진영의 역사를 참패화 혹은 후퇴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수많은 민주인사들의 투쟁과 목숨을 건 사투끝에 얻어낸 민주화 영령들의 물음앞에 참여정부는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까? 군부권위주의 정권의 총칼과 군화에 짓밟혀 꽃다운 나이에 생을 일찍 마감한 민주 영혼들에게 참여정부 인사들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한국의 보수세력은 왜 똘똘 뭉치고 있을까
대한민국 민주진영은 장장 50년의 우파의 장기집권이후, 지난 97년 역사상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그리고 진보진영의 정권 재창출로 인하여 진보적 세력이 정권을 획득하여 국가를 운영해 온 기간도 거의 10년이 되어 간다. 정권의 유지 기간으로 본다면 보수세력들의 정권 담지 기간의 약 5분의 1의 수명에 불과한 기간이다.
그러나 이제 진보진영의 정권 수명도 거의 콤마 상태에 빠져 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이유는 참여정부의 실패한 국정운영과 무능한 지도력 때문이다.
이 문제를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현 참여 정부의 정권적 정체성이 과거 국민의 정부와는 달리 '좌파'이기 때문이다. 노대통령 스스로가 자신이 이끌고 있는 참여 정부를 '신자유주의적 좌파 정권'으로 명명했고, 미국의 부시 정권도 그리고 한국의 우파들도 노정권을 좌파 정권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노정권이 좌파 정권임을 선언했다는 점에 있는 게 아니라, 인류의 반쪽 대안이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좌파적 이념과 노선 그리고 좌파적 사상과 철학조차도 노정권에게는 부재했다는 점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은 노무현 정권을 '좌파 정권'으로 단정짓고 있다. 보수진영은 노무현 정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남북관계나 안보 문제, 한미관계와 주택, 교육 정책 등을 들여다 보면 현 정권은 한국의 기득권 보수세력들에게 마치 원한을 품고 정책 집행을 한 것으로 비쳐진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아니 어쩌면 그들을 대한민국 영토 밖으로 내 몰아가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은 증오의 감정을 베풀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고까지 한다. 논리와 사상의 인간주의적 좌파가 아니라 감정과 마타도어의 극좌적 행태만 횡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골수 보수세력은 해방 이후 북쪽에서 지주계급으로 몰려 모든 재산과 땅을 몰수당하고 남한으로 쫓겨 내려온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경험의 보수 세력들 입장에서 본다면, 현 노무현 정부는 틀림없이 그들에 적대적 감정을 갖고 토지개혁과 농지정리에 서둘렀던 북측의 김일성 정권과도 매우 유사하다는 불안심리를 갖게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중 상당수는 과거 공산정권에 내 몰려 남하했던 것처럼 지금 또 한번 한국을 탈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미국이나 호주등 해외로 나가는 문제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이들이 바로 대한민국에 있는 자신들의 집과 부동산을 모두 처분해서 해외로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인 것이다.
한국의 보수세력들이 진정으로 이런 불안을 갖고 있다면, 이는 이들이 현 노무현 참여정부를 대한민국 국민을 대변하는 정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증좌이다. 원하든 그렇지 않든 현 참여정부 역시 이들 세력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가의 보호대상으로 여겨야 마땅하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이들을 자신들의 입장과 노선의 반대편에 서 있는 숙청의 계급 혹은 적대적 세력으로 생각해오진 않았나? 만에 하나 그렇다면 대한민국 정부는 지금 국민의 생명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버리고 오히려 국민을 국가 밖으로 몰아내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보수세력들의 정치참여 열기를 전례없이 고조시킨 주요 원인중 하나인 것이다.
또한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핑계로 해외로 떠난 이들 중 상당수는 아이들의 교육이 마치 공산정권에서처럼 하향평준화 되고 있어 자신들의 아이들이 더 이상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자식들을 데리고 해외로 나가는 것은 분명 국가의 교육정책이 더 이상 자녀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해외 이주를 더욱 정당화시켜주는 이유들이 속속 추가되는 분위기다. 한 교사가 자율학습을 빙자해서 어린 아이들을 지리산 같은 과거 빨치산 유적지들을 답사시켜 파문을 불러일으키는 등 극소수 극좌 교사들이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건을 접하며 보수세력이 느끼는 충격과 반발은 대단하다. 일부 보수적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학생들을 데리고 월북하지 않은 것을 차라리 다행으로 여긴다는 말을 할 정도다. 최근에 터진 일심회 사건도 보수세력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 사회 구석구석에 간첩들이 침입해 있고 특히 정당에도 깊이 간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만든 것이다. 개중에는 심지어 정치인들을 프락치로 보는 사람들까지 있다.
이들은 지금 "이 나라 이 정부가 우리들의 재산을 모두 빼앗고 몰살시킬지도 모른다는 위협감에 대한민국을 떠나야 한다는 망설임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주변을 탐문하고 있는데, 이유는 이런 것들이다.
첫째, 전쟁은 안 일어나겠느냐는 것이다.
둘째, 노 정권이 다음 대선에서 또 집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셋째, 북한이 핵을 갖고 장난칠 가능성은 없겠느냐는 것이다.
넷째, 혹시 미군이 떠나지는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섯째, 지금처럼 해서 과연 다음번에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여섯째, 앞으로 부동산가격이 뚝 떨어지면 어느 정도 떨어질 것 같으냐는 것이다.
보수세력들은 과거 민주개혁 진영이 전두환 군부정권에 대해 품었던 것과 같은 극한적 적개감을 지금 노무현 정권에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오늘의 한국 보수 세력들의 일상이다.
진보진영 "우리는 속았다. 노무현 때문에 궤멸할 수도..."
이번에는 눈을 한국의 우익 보수 세력들의 반대편에 서 있는 좌파적 진보 진영의 사람들 쪽로 돌려보자.
이들은 서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선 현 참여 정부를 더 이상 서민의 편이 아니라 '보수 기득권 세력의 하수인'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 서민이라면 골프장 잔디 구경도 한번 할 수 없는 골프장을 노대통령은 드나들면서 골프를 즐긴다. 골프를 치면서 허리의 통증을 느낄 정도였다는 말도 언론을 통해 보도된다.
대통령선거 운동때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고 했으나 노무현 정권 출범이래 집값은 살인적 폭등을 거듭해 빈부 양극화를 사상최악으로 만들어,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서민-중산층과 젊은세대를 격노케 하고 절망하게 만들었다.
중산층은 붕괴되고, 서민은 절대빈민으로 몰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은 "경제는 좋다"며 자신의 임기중 오른 주가 등만 되뇌이고 있다.
진보세력들은 이에 무능과 독선 그리고 오기와 아집으로 민중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데 실패한 현 정부는 더 이상 진보의 가치조차도 묻어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과거 50년 동안 진보진영이 쟁취해 왔던 민주화 투쟁과 자유화 투쟁 그리고 그 고통의 결과를 하루아침에 날려 보내고 50년 만에 되찾아 온 정권교체를 노무현 정부가 모두 소진시키고 있다고 본다.
진보의 가치를 진부의 가치 혹은 친북의 가치로 돌려놓았고, 때로는 정반대로 친미의 가치로 치환시켜 버렸는가 하면 이제는 무능의 상징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참여 정부"란 외침 속에 노무현 정권은 진보진영의 정치 참여를 우리 속에 가둬 놓았고, 그들을 거대한 침묵세력과 비양심세력으로 돌려놓았다. 이들의 정치참여 열기를 증발시켜 버렸다.
이들 진보진영이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은 노 대통령이 자신들의 정치 지형까지 매몰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민주화 투쟁을 하다 교도소에서 생활했던 이들에게 명예의 사회적 훈장으로 주어졌던 '양심세력'이란 말이 자취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들 양심세력이란 말 ,민주화 세력이란 말은 더 이상 시대의 훈장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거리의 정치로 투쟁만 외치다 사회를 파괴한 노무현식 무능과 등치된다.
이는 동시에 반대의 영역에 섰던 과거 박정희식 계발독재를 합리화 혹은 절대화 시켜 주고 있다. 심지어 전두환의 통치까지도 경제개발의 기여자라는 이름으로 정당화시켜 주는 사회 정치적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다.
특히 박정희식 망령과 유령이 온 세상을 뒤엎도록 만들어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예임을 내세우고 다니게 만들었다. 심지어 민주 자유진영을 대표하겠다는 후보까지도 자신을 중도로 내세우면서 박정희 향수를 자신의 정치적 옷에 짙게 뿌리고 다니게 만들었다. 진보진영 인사들의 박정희에 대한 정치적 비판과 공격은 자칫 노무현과 같은 무능한 정치적 한량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는 사회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산 노무현'이 '죽은 박정희'를 부활시킨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적 정권의 텃밭에서 대통령에 등극했고, 민주적 선거경선제도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민주적 정당과 제도적 절차를 모두 무시하거나 무력화 시켰다. 심지어 자신의 정치적 후견세력이었던 과거 민주개혁진영의 열렬한 지지자들까지도 적대화, 분열화시켜 나가고 있다.
진보진영의 현 정권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요약하면 이렇다.
왜 민주정권의 이름으로 국정을 운영한 노무현 참여 정권은 이렇게 무능한 정권이 되었을까? 이들은 "노무현 정권의 무능은 마치 진보진영 모두의 무능으로 일체화 되어 더 이상 진보인사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정체성조차도 드러내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진보진영의 정치적 담론의 공간 자체도 폐쇄되면 어떻게 할까 하는 회의감과 불안감을 갖고 있다. 보수 세력들의 권력투쟁을 합리화시켜 주고 이들의 모든 냉전적 사상과 발언들이 우리 사회에 넘쳐흘러 한국의 정치 사회적 지형을 다시 수구 극우적 사고가 지배한 과거 냉전의 시대로 회귀하면 어떻게 할까 하는 극한적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극단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은 "과거 12,12 전두환의 신군부정권이 민주화 지평을 넓혀 놨다면 그 반대로 노무현 정권의 무능은 보수수구세력들의 정치 참여와 지평을 극적으로 확장시켜 놓인 결과를 가져왔다"고까지 말한다. 일각에선 이에 노무현을 '민주적 전두환'이라 부르기까지 하고 있다.
전두환이 의원돼 국회에서 노무현에게 명패 던질 수도.,..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있는 노무현정권의 무능이 초래할 보수 세력들의 회귀영역을 더욱 확장해석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도래하지 않는다고 그 누가 보장하겠는가?
필자는 노무현 정권의 말기는 거의 김영삼 정권의 말기보다 훨씬 심각한 레임덕 상황을 맞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어떻게 본다면 전두환 정권보다도 더욱 불안정한 정권 말기를 맞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권계승의 시나리오와 각본도 전두환 정권 보다 훨씬 못하다는 생각이다. 전두환 정권은 노태우 정권에게 자신의 권력을 연장시켜 놓기 위해 많은 시나리오를 기획했었다. 심지어 대중들의 정치적 지지를 극대화 시켜 잠재된 대중욕구를 분출 시킬 수 있는 6.29 시나리오까지 기획했었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야권의 중심축이었던 양김을 분리시켜 권력이양의 자연적 흐름을 막겠다는 정치 공작까지 서슴지 않았다.
노무현 정권도 정권을 연장시키려는 생각은 다양하게 갖고 있을 것이다. 민주정권이라 해서 정치 공작을 획책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도 군부쿠테타 세력의 그것보다는 훨씬 아마추어적이고 함량미달적인 기획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다음 정권 창출에 실패를 하게 되면 현 정권의 참여자들의 정치적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 초토화될 것이다.
현 노무현 정권이 끝난 후 참여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이뤄진다면, 전두환 같은 인물까지도 다음번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라도 합천에서 출마할 지도 모르며 그가 만일 출마해 당선될 경우에는 이는 역으로 참여 정부에 대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주도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될 경우, 이번에는 '국회의원 전두환'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재임당시 지원했던 대북지원금에 대한 전면 국정감사를 주장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국민들의 세금을 농락하여 북한의 김정일 정권을 먹여 살리고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에 일조했다는 논리가 사회적으로 확산될 경우, 전두환은 이번에는 과거 국회의 5공 청문회장에서 '국회의원 노무현'에게 자신이 당했던 그 역사적 수모를 되갚을 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국회의원 전두환'이 역으로 자신의 의석 앞에 놓여 있는 국회의원 명패를 '노무현 전대통령' 앞에 내던지며 나라 망친 국정운영에 대한 정치적 항의 장면을 재현시킬 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자신의 신군부 쿠데타와 광주 5.18 민주항쟁에 대한 군 투입을 정당화시키며 명예 회복을 시도할 지도 모른다.
지금 작지만 이런 개연성들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최근 탈북자들이 모여 "5.18 광주 민주 항쟁 당시 북한군이 정부군과 시민군편에 각각 잠입하여 활동했다"고 주장하는 등, 반란군들의 모의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전두환은 5.18 광주민주화 추진세력들을 '내란을 불러일으킨 폭도'로 규정하고,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친북세력과 남파된 간첩들의 국가와 체제 전복의 잠입 교란행위'로 단정하여 사회 질서 회복 차원에서 군을 투입하고 공수부대를 진입시켰다고 자신의 정권 찬탈을 합리화하지 않는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전두환이 국회의원이 당선되면 그는 노무현 정권 때 발생한 일심회 사건을 들고 나와 과거 자신이 주장했던 체제유지의 선전으로서 반공을 왜 강화시키지 않으면 안되었는가, 그리고 과거 자신의 반공논리는 모두 허구가 아니라 사실이었고, 자신은 지금도 반공논리를 강화하여 참여 정부 체제 내부의 적색분자들을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면서 노 정권을 공격할 경우 노대통령은 전두환의 이런 공격을 어떻게 방어해 나갈 것인지가 매우 궁금해진다. 여기에다가 현 정부가 국가 보안법을 스스로 어겨 간첩들의 활동을 잠입 가능케 했고, 간첩들의 활동을 방조했다고 몰아 부친다면 퇴임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필자의 이런 정치적 상상력이 지나친 추상일 수도 있지만 정치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다는 단정보다는 작금의 현실 정치를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해 보면 나름의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다. 지금 노무현 정부의 젊은 정치가 과연 젊은 정치인들이 이 나라 정치의 주역이 되도록 제3의 물결을 만들어 놓았는가? 아니면 원로 정치시대를 부활시켜 놓았는가?
노무현이 부활시킨 '제3기 3김 정치시대'
정치적 혼란의 기로에 선 한국 정치는 지금 '제3기 3김 정치시대'를 개막하고 있는 느낌이다. 여기에 60대 후반과 70대 초반 그리고 80대들의 정치 활성화를 전성기로 이끌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정치 활동도 예사롭지 않으며, 여기에 야권에서도 40대 정치인들의 대권선언은 일종의 나이어린 피라미로 치부되기 일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두환 씨의 정계복귀를 생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 젊다. 고건 전 총리와 이회창 전 대표보다도 몇 살 위일 뿐이다. 그리고 3김보다도 훨씬 젊다. 그가 정치 복귀를 꿈꾼다면 그것도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한다면 당선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노무현 참여정권이 지금처럼 국정운영을 계속해 나간다면 노대통령의 퇴임 이후에 노대통령은 경남이나 부산에 국회의원으로 재출마 할 경우 낙선할 가능성이 높지만, 전두환은 무소속으로 나와도 고향인 합천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렇게 생각해 보라. 김대중 전대통령이 다시 목포에 출마를 하게 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거제에 출마를 하고, 김종필 전총리가 부여에 출마를 하게 된다면 과연 이들 지역에서 3김과 경쟁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 있을까? 그리고 이회창 전총리가 충남 논산이나 대구에서 출마를 하게 되면 당선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지금 부산에서 노무현대통령과 과 김영삼 전대통령이 꼭 같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직을 놓고 선거를 한다면 노무현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만일 지금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목포에서 김대중 전대통령과 경쟁한다면 이길 수 있을까? 그리고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가 부여에서 김종필 전 총재와 경선한다면 이길 수 있을까?
정치는 현실이 지배한다. 그리고 상상이다. 이들보다 훨씬 건강하고 젊은 전두환이 합천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한다면 당선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그 누가 할 수 있을까? 누가 과연 그의 낙선을 기대할 수 있을까? 노무현정권의 무능이 스스로 자신들의 운명을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데.......
노무현 참여 정부의 실패는 민중의 힘으로 일으켜 세운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를 되돌리고 있고 그 되돌림의 의미란 신군부의 쿠데타와 광주학살의 모든 행태까지도 정당화시켜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어쩌면 의회와 진보진영의 사회 참여를 황폐화시켜 한국에 '새로운 파시즘 체제'를 유인해 낼 지도 모른다.
끝으로 이 글을 맺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 마디 하고자 한다.
노무현 대통령, 전두환의 그 모든 과거 행위를 정당화시켜 주고, 그가 무소속 출마로 국회의원에까지 당선되어 참여 정부의 총책임자인 당신을 국회 청문회장으로 불러내, 이번에는 역으로 당신 앞에 자신의 명패를 내 던지는 역사를 만들지 않으려면 지금의 말과 행도 그리고 국정운영 방식으로부터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18대 총선에서 만일 전두환과 당신이 동시에 국회의원에 출마를 하여, 전두환은 당선되고 당신은 낙선하게 된다면 전두환이 요구한 청문회장에 당신이 서지 않게 된다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이런 퇴보의 역사가 창작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필자 소개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는 국민의 정부 시절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정무 비서관, 16대 국회의원(통일외교 통상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평화방송 시사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의 진행을 맡고 있다. 저서 및 역서로는 <지도력의 원칙> (김영사,1999) <한국의 대통령과 권력>(나남,2000),<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김영사,2002),<북한의 권력이동>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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