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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승균 역전 '4점포', KCC 4강 진출

경기종료 3.2초전 3점포에이은 추가 자유투로 극적 재역전

전주KCC가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이 '4점포' 한 방으로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전주KCC가 지난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부산KTF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경기종료 3.2초전 추승균(19득점, 3점슛 2개)이 동점 3점포를 성공시키고, 슛동작서 상대 수비가 파울을 범해 얻어낸 추가 자유투를 성공시키는 '4점포' 활약을 펼쳐 KTF에 78-77의 짜릿한 역전승부를 연출하며 종합전적 2승무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추승균이 극적인 동점 3점포를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전주KCC 이지스


이로써 KCC는 정규리그 1위인 울산모비스피버스와 챔피언결정전진출을 놓고 5전 3선승제의 4강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었다.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은 감독 데뷔 첫해에 팀을 4강으로 이끌며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의 선동렬 감독과 함께 감독데뷔 첫 해 우승이라는 야심을 가져볼 수 있게 되었다.

KCC 4쿼터 초반까지 13점차 리드 KTF 송영진, 신기성에 연속 3점포 얻어맞고 역전허용

지난 31일 적지에서 거둔 승리로 4강 플레이오프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KCC는 홈에서 벌어진 이 날 경기에서도 전반 1,2쿼터에 13점차 리드를 잡으며, 무난하게 4강진출티켓을 거머쥐는듯 했다.

그러나 11점차 리드를 유지하며 시작한 4쿼터에서 KTF 송영진(21득점, 3점슛 5개, 5리바운드)과 신기성(15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3점포를 잇달아 얻어맞고 14점을 빼앗겨 68-55의 스코어가 순식간에 68-69로 바뀌며 믿기지 않는 역전을 허용했다.

역전을 허용한 이후 계속해서 끌려가던 KCC는 74-75로 뒤지던 후반종료 15초전 신기성에게 자유투를 허용했고, 신기성이 두 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스코어는 74-77. 플레이오프의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오는듯 했다.

경기종료 3.2초전 추승균의 드라마틱한 4점 플레이로 대역전극 마침표

그러나 경기종료 3.2초전.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반전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KTF의 수비를 스크린으로 따돌린 KCC의 추승균이 KTF 우축 대각선 3점라인 바깥에서 점프하며 슈팅을 시도했다. KTF의 김도수가 블로킹하려 같이 점프하는 순간 추승균의 팔에 김도수의 손이 닿았고 추승균은 슈팅을 한 뒤 코트에 넘어졌다.

심판은 김도수의 파울을 지적했고, 추승균의 슈팅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자유투 세 개를 얻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추승균이 던진 공은 백보드를 맞고 그대로 림으로 빨려들어갔다. 3점슛 성공에 김도수의 파울에 의한 추가 자유투가 주어졌다. 자유투에 관한한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추승균은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주어진 자유투를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스코어는 78-77. 거짓말같은 '4점포'로 KCC가 4강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베테랑 선수덕에 '초보감독' 웃었다

이번 KCC-KTF의 6강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경험많은 선수가 많은 팀이 단기전 승부에서 왜 위력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시리즈였다. 농구에서 단기전 승부는 실책과 파울트러블의 관리, 그리고 자유투의 정확성에서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양 팀은 이번 시리즈에서 국내선수, 외국인용병 가릴 것 없이 실책을 연발했다. 단기전의 긴장감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는 KCC는 위기상황에 대한 관리능력이 뛰어났고, 특히 추승균이 보여준 악착 같은 수비와 정확한 자유투 능력은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이 밖에 고비때 터져나온 조성원의 순도높은 3점포와 파울트러블이 걸린 상황에서도 경기막판까지 게임을 리드했던 이상민의 공헌도 이에 못지않다. 여기에 용병 찰스 민랜드의 '용병답지 않은' 궂은일을 마다않는 헌신적인 게임운영과 아써 롱의 위력적인 골밑플레이도 돋보였다.

다만 표명일, 변청운 등 백업요원들의 활약이 기대에 못미쳐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주전 선수들이 휴식하는 동안 경기 주도권을 상대에게 빼앗기는 상황이 연출되는 점은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시급히 보완해야할 점으로 보인다.

KTF '리바운드 킹' 나이젤 딕슨 공백 극복 못하고 무릎

반면 KTF는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시즌 막판 용병 딕슨이 부상으로 팀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애런 맥기와 이뤄냈던 강력한 포스트가 무너져 정규리그와는 판이하게 다른 전력으로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딕슨의 대체용병 캔 존슨도 나름대로 자기의 역할을 해냈으나 딕슨의 위력과는 사뭇 차이가 났다. 그러나 신기성, 송영진, 황진원, 조상현 등 젊고 파괴력있는 국내선수를 다수 보유한 KTF는 다음 시즌에서도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6강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막판 추승균의 동점 3점포가 터져나온 이후 추가 자유투를 주는 상황에서 심판판정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자, KTF 추일승 감독이 경기를 보이콧하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등 경기장 분위기가 갑자기 험악해지며, 코트 안으로 관중들이 던진 물병이 날아드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 되었다.

승패에 집착한 나머지 경기보이콧을 무기로 삼는 지도자의 태도도 아쉬웠지만 단호한 판정으로 일말의 논란거리를 만들지 말아야할 심판이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며 매끄럽지 못한 경기진행을 한 점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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