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만 4조원을 넘어선 제이유 그룹 사기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전.현직 검사의 가족들이 제이유그룹과 돈거래를 한 사실이 연달아 밝혀지면서 검찰은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상명 검찰총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은 약 34만명이 연루되고 피해액이 4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사기 사건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는 만큼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수사 검사를 4명에서 7명으로 늘렸고 대검도 수사팀을 지원하기 위해 계좌추적과 회계분석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서울동부지검에 따르면 가족이 제이유 그룹으로부터 10억여원의 특별수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 이재순 청와대 사정비서관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의 K차장검사의 가족도 수천만원대의 돈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K차장검사의 누나는 2002년 7월 벤처사업에 투자해달라는 명목으로 주수도 제이유 회장의 최측근으로 정관계 로비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는 한의상 전 제이유네트워크 고문에게 5천만원을 건네고 이듬해 1월 5천2백만원을 돌려받았다.

검찰이 한씨의 집에서 압수수색한 선물 리스트에는 누나 이름이 아닌 K차장검사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K차장검사가 누나의 돈 거래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와 이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제이유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김강자 전 경찰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고 제이유 관계자와 5천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청의 박영진 정보국장(50, 치안감)도 다음주 중 소환해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금융감독원이 주가 조작 혐의로 제이유 그룹을 고발하기로 한 것과 관련,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제이유 쪽에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정승호 총경도 제이유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향후 제이유 그룹과의 금품 거래 관계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관련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계좌추적에 집중하는 한편 물증이 확보된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