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美압력에 개종 아프간 청년 '정신병' 이유로 석방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석방하면 살해하겠다" 반발

기독교로 개종 처형위기까지 몰렸던 아프간 청년에 대해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번 석방 결정에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직접 나서 석방을 촉구하는 등 미국의 압력이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이슬람 극단주의자은 그가 석방될 경우 살해위협을 주장하고 있어 문제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다.

개인 종교자유가 외교문제로 비화

이번 재판의 주인공인 압둘 라흐만(41)은 16년 전 파키스탄에서 국제기구 활동을 하며 기독교로 개종했다가 이슬람교 모독죄로 재판에 회부돼 처형될 위기에 처했었다. 그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자 텔레반을 축출, 아프간 민주화에 노력해온 미국과 서방 연합국은 종교자유를 보장하라며 그의 석방을 요구해 왔다. 특히 부시 미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 아프간 정부를 궁지에 몰았다.

그의 문제가 외교문제로 비화될 위기에 처하자 UN주재 아프간 대사는 "아프가니스탄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며 "그의 문제에 대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일보후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신병에 의한 잘못된 판단이라며 석방

아프간 법원은 서방의 석방요구와 아프간 이슬람 성직자들의 처형 요구 사이의 딜레마를 "라흐만이 정신병을 앓고 있으며 기독교로의 개종이 정신병에 의한 것"이라는 절충안을 통해 빠져나왔다.

아프간 대법원 대변인 압둘 와킬 오메리는 이번 기각 이유에 대해 "검사측 증거에 문제가 있다"며 "라흐만이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며 검사는 그가 정신적으로 법정에 설수 있는 상태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그 근거를 밝혔다.

라흐만의 석방 소식을 전해들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매우 좋은 진전"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법원의 석방 결정으로 라흐만는 빠르면 27일 (현지시간) 석방될 예정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자 라흐만 석방되면 살해 위협

그러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그가 석방될 경우 살해하겠다며 강력반발하고 나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아프간 이슬람 수니파 지도자인 파에즈 모하메드는 "이 일로 다른 이슬람국가들로부터 비난을 듣게 됐다"며 "아프간 전역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정부 관리는 검사측이 추가 조사를 통해 다시 기소해 온다면 라흐만에 대한 재판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살해위협을 당하고 있는 라흐만을 한 이탈리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죽어야 한다면 죽을 수 있다"며 이슬람으로의 개종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해 앞으로도 논란을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