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노숙자 사망 소식 듣고 영안실 찾아
다양한 노숙자 대책 필요성에 공감
이날 오후 5시30분께 의료원에 도착한 박 시장은 곧바로 지난 4일 숨진 노숙인 홍모씨의 시신이 있는 안치실로 내려가 국화 한 송이를 놓았고 회의실로 이동해 의료원 관계자로부터 노숙인과 행려병자 치료 현황을 들었다.
박 시장은 "노숙인이 지하철 화장실에서 숨졌다는 당직 보고를 받고 연고도 없는 한 사람이 가는 길에 누군가 친구가 되어주는 일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찾아왔다"며 노숙인 재활시설 관계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다시서기상담보호센터 여재훈 소장은 "홍씨는 2006년부터 서울역 진료소를 찾았는데 가난으로 공부하지 못하고 일용직으로 떠돌다 나이가 들어 거리로 내몰리자 술에 의존하게 된 노숙인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알코올 중독 노숙인들을 받아주는 시설이 없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현재의 획일적인 대응 시스템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찰과 기관, 시설, 병원, 서울시가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아름다운 가게 바로 옆 노숙인 시설에 있던 이들이 아름다운 가게 작업장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공무원들은 예산, 인력 이야기를 하는데 더 안 들이고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홍씨의 죽음은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며 "그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지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서울시와 관계 기관이 할 수 있는 표본으로 삼아 이분의 죽음을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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