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과의 국경지대에서 화물 검색을 시작했지만 향후 중국의 대북제재는 상징적이고 제한적이며, 미국내의 기대와 달리 화물 검색에 참여만 하는 중국이 할 수 있는 대북 제재는 사실상 거의 없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중국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이 할 수 있는 대북 제재는 사실상 거의 없어”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중국 전문가인 존 타식 선임연구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안 1718호가 채택된 이후 곧바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얼마나 진지하게 추진할지는 의문”이라며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대사가 한 '화물 검색(inspection)에는 참여하되 저지(interdiction)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불길한 발언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존 타식 연구원은 “우선 왕 대사는 중국은 화물 저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중국이 대북 제재 중 일부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이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오는 거의 대부분의 무역품은 육로를 통해 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이 화물 검색만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왕 대사는 유엔 대북제재안 가운데 ‘사치품 금지’ 조항에 어떤 사치 품목이 해당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며, 이걸 봐서도 중국은 북한으로 가는 사치품 거래를 금지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며 “그런데 이 두 가지 제재 사항을 빼놓고 보면, 중국이 할 수 있는 대북 제재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중국 전문가인 존 타식 선임연구원 ⓒ 헤리티지재단
그는 북한과의 국경지대에서 화물검색이 있었다는 미국 고위관리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관련 보도를 접했지만 중국 세관 관리가 트럭 뒤를 열어보고 내부를 들여다보긴 하였어도 화물을 검색했다는 징후는 전혀 없었다”며 “제 생각에는 세관 직원들은 당시 국경 지역을 몰래 넘어가려는 탈북자들을 수색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유엔 제재 동참은 상징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동의한 뒤 “단적인 예로 중국의 국무위원인 탕자쉬엔(唐家璇) 대북특사가 지난 주말 러시아를 방문한 후 미국을 방문한 일이 있다”며 “탕자쉬엔 대북특사는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을 만났으며, 이바노프 국방장관을 만난 뒤 탕 특사는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문제에 있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안은 한시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탕자쉬엔 특사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서 진전을 보인다면 유엔의 대북 제재는 자동적으로 해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당시 탕자쉬엔 대북특사는 ‘진전‘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진 않았지만, 제 생각으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진전이 있었다고 선언할 것 같다. 따라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대북결의안에 찬성했어도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으며, 또한 유엔의 대북 제재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 같지도 않다”라며 중국이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존 타식 연구원은 중국, 대만, 몽고 등의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대외정책 전문가다. 미 국무부 관료출신으로 대만, 아이슬란드, 중국, 홍콩 등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타식 연구원은 퇴직 후 2001년부터 헤리티지 재단에서 중국문제를 심도있게 연구했으며, 헤리티지재단이 발행하는 <하나의 중국을 다시 생각하며>의 편집장이자 다수의 글을 기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