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테니스' 논란을 빚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 등 전국에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한가롭게 테니스를 즐긴 것으로 나타나 공직자의 자질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방재당국 비상속 이시장 '실내 테니스' 즐겨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시가 황제 테니스 논란에 대한 해명차원에서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시장은 토요일이었던 2004년 7월17일 오후 남산 실내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날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쏟아져 방재당국에 비상이 걸려 있던 시기였다. 당시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1주일 가까이 폭우가 내려 서울이 3백㎜의 기록적 강수량을 기록했고, 전국서 9명이 숨졌으며 상당수의 주택, 도로가 붕괴됐다.

서울에서도 12일에 자전거를 끌고 중랑천 인도교를 건너던 초등학생 1명이 실종됐고 13일에는 종로구 숭인1동의 단독주택 축대가 무너지면서 인근 가옥 3채를 덮쳐 2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6일에도 마포구 노고산동 축대가 일부 붕괴돼 축대 아래 주택 6가구 주민 15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한강 잠수교나 상암 지하차도 등이 침수로 통제됐다.

이처럼 집중호우로 방재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이 시장은 실내체육관에서 여유있게 테니스를 즐긴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공직자의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어, 이 시장을 한층 궁지로 몰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황제 테니스 논란과 관련, "이명박 시장의 맷집이 생각보다 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테니스 논란 한가지만 갖고도 휘청대는 판이니 앞으로 재산형성 과정 등 본격적 검증과정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미심장한 평을 하기도 했다.